시커먼 접시 정체는?…브라질 대통령-이스라엘 대사 오찬 '시끌'
이스라엘 대사관, 금기 음식물 랍스터 가리려 엉성하게 사진 편집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브라질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이 어설프게 대충대충 편집한 사진 한 장을 자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와 미국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대사관은 요시 셸리 대사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간에 지난 7일 브라질리아의 한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이뤄진 오찬 장면을 사진 찍어 자체 트위터에 올렸다.
이날 오찬은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대회의 브라질과 페루 간 결승전을 앞두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사진 속 두 인사 앞에 놓인 접시에는 시꺼먼 색의 이상한 음식물이 들어있는 것처럼 보여 금세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자세히 살펴본 결과, 접시에 든 까만 것은 뭔가를 가리기 위해 검은색 칠을 한 것이었으며, 실제 음식물의 내용은 랍스터로 드러났다.
대사관 측이 접시를 시커멓게 편집한 이유도 밝혀졌다.
유대교의 음식 관련 율법인 코셔(Kosher)는 지느러미나 비늘이 없는 랍스터나 다른 해산물을 먹지 못하도록 하는 만큼 대사관 측으로서는 급한 대로 검열이 필요했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너무 어설프게 편집된 이 사진은 두 인사 모두에게 애초 기대한 홍보 효과보다는 부담으로 돌아갔다.
셸리 대사는 코셔를 어긴 셈이 됐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매우 값비싼 음식을 먹었다는 비난에 노출됐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이번 일을 신랄하게 조롱했다.
일부는 두 사람이 왜 석탄을 먹고 있느냐며 놀려댔고, 한 브라질 이용자는 "우리 대통령이 너무 겸손해서 연기를 들이마시기까지 했다"고 비아냥댔다.
또 다른 이용자들은 서툴고 엉성한 사진 편집을 겨냥, 시커멓게 가려진 접시 위에 랍스터 이모지를 붙이거나 랍스터 관련 사진들로 대체하기도 했다.
어떤 이는 문제가 되는 음식 모습은 사진을 밑에서부터 잘라냈으면 애초 편집이 필요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스라엘 언론인인 노아 란다우는 "브라질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포토샵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트윗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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