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문화재당국 "병마용 훼손한 미국인에 재판 끝나면 배상청구"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병마용의 엄지손가락을 부러뜨린 후 이를 훔쳐 달아난 미국인 사건과 관련, 중국 문화재 당국이 미국 내 재판 절차가 마무리되면 이 미국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중국 매체 신경보(新京報)가 9일 보도했다.
병마용갱과 진시황릉이 있는 중국 산시성의 문물교류센터 관계자는 문화유산 절도 및 은닉 혐의를 받는 마이클 로하나(25) 사건과 관련해 "진행 상황에 지속해서 주목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신경보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재판이 끝나면) 법에 따라 민사상 책임을 추궁하고 '전시합의서'에 따라 경제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면서 "결과는 산시성 문물국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하나는 2017년 12월 미국 필라델피아 프랭클린박물관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했다가, 술에 취한 상태로 중국에서 임대해온 병마용을 전시해둔 공간에 들어갔다.
그는 450만 달러(약 51억원) 상당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병마용 옆에서 사진을 찍은 후 병마용의 왼손 엄지를 부러뜨려 주머니에 넣은 채 달아났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감시카메라 영상을 통해 로하나가 범인임을 밝혀냈고, 로하나도 자신의 행위를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4월 재판에서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그의 문화재 절도 및 은닉 혐의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7명이 무죄라고 인정한 가운데 '미결정 심리'(무효 심리)가 선언돼 중국 언론들이 반발한 바 있다.
문물교류센터 관계자는 "미국 연방 검찰이 최근 문화유산 절도 및 은닉죄로 로하나에 대한 재심을 요청했다"면서 "아직 재심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국가문물국은 지난달 진시황릉 박물관의 질의서에 회답하는 형식으로 훼손된 병마용에 대한 복원작업에 동의했다고 신경보는 전했다.
국가문물국은 또한 관련 기관에 훼손 상황을 완벽히 기록하고 맞춤형 복원 방안을 정해 복원하도록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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