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쌀 때 집사자' 日 20-30대 채무 급증
30-39세 세대주 가구 부채 1억3천만원, 집계 이후 최고
29세 이하 부채도 675만엔으로 2002년의 2.7배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의 20-30대 젊은 세대의 채무잔고가 크게 늘고 있다. 저금리로 '임대주택에 사는 것 보다 주택을 구입하는게 낫다'는 판단에 따라 집을 구입하는 젊은 가구가 늘고 있어서다. 집을 갖는 대신 빚을 지게 된 젊은 세대가 일상생활의 소비는 절약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8일 전했다.
수도권에 사는 한 여성 회사원(37)은 JR 요코하마(橫浜)역에서 전철로 5분 거리에 있는 택지에 연면적 100㎡의 단독주택을 지어 연내에 이사할 계획이다. 가족 4명이 살 마이홈으로 현재는 회사 사택에 살고 있다.
같은 조건의 주택을 임대할 경우 드는 부담액과 비교한 결과 주택융자를 받아 사거나 짓는 편이 대략 월 10만 엔(약 100만 원) 정도 적게 든다는 결론이 나와 "내집을 갖는게 이익"이라고 판단했다.
"일하는 동안 주택론을 다 갚을 수 있다"고 보고 퇴직후 처분해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일본종합연구소가 정부의 국세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사한 30대의 2015년 자가소유 비율은 52.3%로 나타났다. 2000년 이 비율은 46.6%였다. 30대 젊은이 2명중 1명 이상이 자기집을 갖고 있는 셈이다.
대신 이 연령대 젊은 가구의 주택론은 크게 늘었다. 총무성이 2인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가계조사에 따르면 세대주가 30-39세인 가구의 부채는 2018년 1천329만 엔(약 1억3천만 원)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2년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2002년의 1.8배에 해당한다. 29세 이하도 675만 엔으로 2002년에 비해 2.7배로 나타났다.
반면 50대가 세대주인 가구의 부채는 거의 제자리 걸음이다. 일본종합연구소 관계자는 "자가소유 비율 상승은 젊은 층에서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의 초저금리정책으로 인한 주택융자 금리저하로 집 구입결정을 내리기 쉽게 된 측면이 있지만 이유는 또 있다. 그중 하나가 기업이 사택이나 주택 임대보조금을 줄이고 있어서다.
게이단렌(經團連)에 따르면 기업의 주택관련 복리후생비는 2017년 종업원 1인당 월 1만1천436 엔으로 피크이던 1996년에 비해 30% 감소했다. 적은 부담으로 임대주택에 살면서 저축할 기회가 줄어들자 주택구입 결정을 내리는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호시노 다쿠야(星野卓也) 다이이치(第一)생명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대도시로의 인구 집중이 계속돼 도심의 부동산은 값이 내리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구입을 결정하는 동기가 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도쿄도내 한 타워 맨션의 영업담당 직원은 "도심 순환전철인 야마노테(山手)선 안쪽은 값이 내리기 어렵다"는 걸 내세워 구입을 권유하고 있다.
대신 젊은 세대의 일상생활 소비는 절약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내각부는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소비성향에 대해 "젊은 층은 낮아지는 경향"이라고 밝혔다. 주택론으로 지출 여력이 떨어진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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