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 인천상수도사업본부, 공기업 경영평가 최하 등급
행안부, 270개 지방 공기업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부실 대응으로 '붉은 수돗물' 사태를 불러온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지방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았다.
행정안전부는 '지방공기업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한 전국 270개 지방 공기업의 2018년도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이번 경영평가에서는 안전·윤리·친환경 경영 등 사회적 책임경영 분야 점수를 기존 35점에서 36점으로 올렸고, 재난·안전관리 지표 비중을 기존 2∼3점에서 최대 10점으로 대폭 확대했다. 특히 안전사고와 관련해서는 보다 엄격하게 평가해 점수를 깎거나 등급을 낮췄다.
그 결과 인천 상수도사업본부는 '가'에서 '마'까지 5개 평가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마'등급을 받았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공촌 정수장의 수돗물 공급 경로를 바꾸는 과정에서 매뉴얼을 무시하는 바람에 유량·유속이 급증, 수도관 안 침전물이 떨어져나오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난 5월 30일부터 한 달여 간 인천 서구·영종·강화 지역에 붉은색 이물질이 섞인 수돗물이 공급돼 약 1만 가구가 피해를 봤다.
제주도개발공사도 원래는 '나'등급이지만 근로자 사망사고로 감점이 적용되면서 '다'등급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10월 제주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삼다수 공장에서 페트병 제작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기계에 몸이 끼이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행안부는 "인천 상수도사업본부의 경우 인천시의 사전 대비와 초동대응 등 후속 조치 미흡으로 국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한 점을 고려해 최하 등급으로 조정했다"며 "사업장 내에서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도 정량·정성 지표를 감점해 평가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하위 '마'등급으로 분류된 공공기관은 인천 상수도사업본부를 비롯해 경남개발공사, 당진항만관광공사, 장수한우지방공사, 양평공사, 청송사과유통공사, 사천시설관리공단 등 모두 7곳이다. 전체 평가 대상의 2.6%에 해당한다.
경남개발공사는 서김해일반산업단지 분양률 저조로 적자 전환하는 등 재무상태가 악화한 것이 낮은 등급으로 이어졌다. 다른 6개 공기업은 이전에 '마' 또는 '라' 등급을 받아 경영진단을 실시 중이거나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다.
최상위 등급인 '가'등급에는 인천교통공사, 대전마케팅공사, 서울시설공단, 부산환경공단, 고양도시관리공사, 금천구시설관리공단, 김해도시개발공사, 부산상수도, 파주상수도 등 41개(15.2%) 기관이 선정됐다.
인천교통공사는 산업재해율 '0%' 달성과 2호선 개통에 따른 수익 증대, 대전마케팅공사는 설립 이후 최초 흑자전환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완료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밖에 '나'등급을 받은 기관은 66개(24.4%)였고 '다'등급 137(50.7%)개, '라'등급은 19개(7.1%)였다.
이번 평가결과에 따라 지방공사·공단 임직원에게 평가급이 차등 지급된다. 최하위 '마' 등급을 받은 기관 임직원은 평가급을 못 받고 해당 기관의 사장과 임원 연봉이 전년도보다 5∼10% 삭감된다.
전체 평가대상 270개 공기업 가운데 행안부가 평가를 주관하는 159개 기관의 평균 점수는 84.78점으로 전년도와 동일했다.
광역자치단체가 평가하는 기초자치단체 상수도 관련 111개 기관의 평점은 86.79점으로 2년 전 평가 때의 88.31점(107개 기업)보다 1.52점 낮아졌다. 상·하수도 관련 공기업 평가는 격년제로 이뤄진다.
이번 경영평가결과는 지방공기업경영정보시스템(cleaneye.go.kr)에 공개된다.
행안부는 하위등급을 받은 기관이나 적자 지속으로 재무개선이 필요한 기관을 경영진단 대상으로 선정하고 진단 결과에 따라 사업규모 축소·조직개편·법인청산 등 경영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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