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라포바 기권에 춤추며 기뻐한 상대 선수 '스포츠맨십 논란'
상대 선수 몸 겨냥한 샷 키리오스 "사과하지 않겠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상대 선수가 기권을 선언하자 춤을 추며 기뻐한 선수의 스포츠맨십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2일 영국 런던 윔블던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1회전 마리야 샤라포바(80위·러시아)와 폴린 파르망티에(88위·프랑스)의 경기는 3세트 게임스코어 0-5로 뒤진 샤라포바가 왼쪽 손목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하며 파르망티에의 승리로 끝났다.
[로이터]
그런데 2011년 대회 이후 8년 만에 윔블던 2회전에 오른 파르망티에가 샤라포바가 기권을 선언하자 네트 근처에서 춤을 추며 기뻐하는 영상이 논란이 됐다.
특히 샤라포바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관련 영상을 올리며 "낮잠이나 자려고 했는데 이 영상을 보고 난 뒤에는 그럴 마음이 없어졌다"고 불쾌감을 나타내며 논란이 커졌다.
대개 상대 선수가 부상으로 경기 도중 기권하면 기뻐하기보다는 상대 선수의 몸 상태를 걱정해주거나 직접 가서 위로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회전에서 1세트를 먼저 뺏기고도 2세트에서 상대 선수의 부상으로 '행운의 승리'를 따낸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는 경기를 마친 뒤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마르가리타 가스파리얀(러시아)의 쾌유를 기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파르망티에는 자신의 행동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파르망티에는 프랑스 신문 레퀴프와 인터뷰에서 "게임스코어 3-0이나 4-0에서 기권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5-0까지 갔다"며 "그렇다면 경기를 (정상적으로) 끝낼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오히려 샤라포바의 기권 시점이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샤라포바가 정상적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는데도 패색이 짙어진 후에 기권을 선언한 것이 더 불쾌하다는 의미다.
파르망티에는 "사람들이 뭐라고 얘기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며 "지금도 더 기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4일 열린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닉 키리오스(호주)의 남자단식 2회전에서도 스포츠맨십과 관련한 논란이 나왔다.
키리오스가 경기 도중 몇 차례 나달의 몸을 겨냥한 샷을 날린 것에 대해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나달은 "닉이 상대 선수를 다치게 하려고 한 행위라고 말하지는 않겠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상대 선수나 심판, 관중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다소 불쾌한 심기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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