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수감 강력 비난…"긴밀한 연대 유지할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르헨티나의 좌파 대선후보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부패혐의로 수감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을 면담했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페르난데스는 이날 오후 브라질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에 수감돼 있는 룰라 전 대통령을 만났다.
과거 좌파 정권에서 수석장관을 지냈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 법학교수(형법)이기도 한 페르난데스는 면담에 앞서 룰라 전 대통령 수감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앞으로도 긴밀한 연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와 동행한 세우수 아모링 전 브라질 외교장관은 "페르난데스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룰라의 후보나 마찬가지"라면서 그의 대선 승리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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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문제 전문가들은 페르난데스의 룰라 전 대통령 면담이 대선을 앞두고 전략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재선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상황에서 룰라 전 대통령을 면담함으로써 확실한 양자 대결 구도를 형성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부패혐의로 재판을 받는 사실을 고려해 남미 좌파 지도자들이 정치적 박해를 받고 있다는 인식을 확산해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강력한 대선 주자로 꼽혔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예상을 뒤엎고 지난 5월 페르난데스를 대선후보로 내세우고 자신은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페르난데스는 마크리 대통령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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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마크리 대통령은 중도 성향의 미겔 앙헬 피체토 상원의장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해 중도층 유권자 공략에 대선 전략의 초점을 맞췄다.
피체토 의장은 지난 2007∼2015년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 집권 시절에 연립여권과 관계를 맺었으나 이후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과 결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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