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존슨 "경찰 2만명 증원" vs 헌트 "여우사냥 금지 해제 투표"
존슨-더선, 헌트-텔레그래프 기고문 통해 공약 경쟁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차기 영국 총리직에 도전장을 던진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이 여러 현안에 대한 공약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16만명의 영국 보수당원들은 이번 주말부터 집으로 배달된 투표용지를 이용해 신임 당대표에 대한 우편투표를 실시한다.
투표는 22일(현지시간) 마감되며, 23일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는 신임 보수당 대표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영국 총리직을 승계하게 된다.
존슨은 이날 영국에서 가장 많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대중지 더선 기고문에서 경찰 충원을 공약했다.
존슨은 현재 영국에서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현상을 끝내기 위해서는 경찰력 확대가 필요하다며, 향후 3년간 2만명을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늘어난 경찰은 마약범죄조직원 체포, 검문검색 강화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검문검색 강화가 과거 인종차별적으로 적용됐다는 지적은 터무니없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거리에서 칼 등 흉기를 몰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BBC 방송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스코틀랜드에서는 전체 경찰인력 규모에 큰 변화가 없었던 반면,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서는 2009년 9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전체의 15%인 2만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존슨의 경쟁자인 헌트는 이날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문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브렉시트(Brexit)를 완수하고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정권을 잡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코빈이 "진짜 우리의 적"이라며, 만약 브렉시트를 완수하지 못하면 가장 반 서구적이고 반 영국적인 지도자에게 문을 열어주는 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헌트는 또 하원이 원한다면 여우 사냥 금지를 해제할지에 관해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300년 이상 여우 사냥의 전통을 이어왔지만, 스코틀랜드에서는 지난 2002년부터,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2004년부터 사냥개를 풀어 잔인하게 여우를 사냥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여우 사냥 금지법 도입은 영국 전역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현재도 이를 다시 허용해야 한다는 이들과 금지 및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헌트는 자신이 사냥을 하지는 않지만, 의회 과반이 여우 사냥 금지 해제를 원한다면 투표를 개최하겠다고 했다.
그는 "여우 사냥은 시골지역과 우리 전통의 일부"라며, 만약 투표가 열린다면 자신은 사냥 금지법 폐지에 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앞서 메이 총리 역시 지난해 여우 사냥 금지 해제를 추진했다가 반대에 부딪혀 이를 보수당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을 단념하기도 했다.
헌트는 만약 자신이 총리가 된다면 존슨에게 내각에서 매우 중요한 일을 맡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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