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대선주자 부티지지 "구조적 인종차별 척결 약속"
'전미 유색인종연합' 연차회의서 제시 잭슨 목사 등과 만나 '흑인 표심' 공략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민주당의 최연소 대선 후보, 피트 부티지지(37) 인디애나 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미국 사회의 구조적 인종차별' 척결을 약속하며 흑인 표심을 공략했다.
부티지지 시장은 2일(현지시간) '전미 유색인종연합'(Rainbow PUSH Coalition) 연차총회 참석차 시카고를 방문,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77) 목사 등과 만났으며 총회 연단에 올라 소수계를 타깃으로 한 공약 알리기에 주력했다.
부티지지 시장은 지난달 사우스벤드에서 백인 경찰관이 흑인 절도 용의자(54)를 총격 사살한 사건이 발생, 주민 공분이 일고 인종간 갈등이 첨예화한 것과 관련 "'구조적 인종차별'에 적극 맞서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치안, 건강보험, 주택 및 학교 시스템이 모두 인종주의에 매여 있다"며 "미국의 미래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교도소 수감 인원 절반으로 감축, 마약 소지자 감금 종식, 마리화나 전국적 합법화, 투표권 확대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연방정부 계약의 25%를 여성과 유색 인종 소유 사업체와 맺도록 하고 소수계 커뮤니티에 1천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부티지지 시장은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로 하버드대학 졸업 후 로즈 장학생으로 옥스퍼드대학에서 수학했으며 해군 예비역 정보장교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복무했다. 지난 2011년 만 29세의 나이로 사우스벤드 시장에 당선된 후 2015년 80%가 넘는 지지율을 얻으며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는 시장에 처음 오른 2012년, 사우스벤드의 첫 흑인 경찰청장을 해고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뉴욕 타임스는 사우스벤드의 흑인 인구는 26%에 달하지만, 경찰 인력 가운데 흑인은 단 6%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부티지지 시장은 "차별과 불평등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면서 "미국의 역사적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 흑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동안 우리는 인종 차별 정책을 중립적 정책으로 대체하면 불평등이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으나, 치료 없이 놔두면 불의는 결코 치유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부티지지 시장은 지난 4월 민주당 대선 경선 출마 선언 후 3개월 만인 지난달 말일까지 선거자금 2천480만 달러(약 290억 원)를 모금했으며 개인 기부자는 40만여 명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흑인 유권자 표심을 얻는데는 애를 먹고 있다.
CNN방송이 1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흑인 유권자들의 부티지지 시장 지지율은 0%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부티지지는 "유색 인종 출신이 아닌 경우 그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신뢰를 쌓는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티지지 시장은 이날 시카고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캐나다 대사를 지낸 데이비드 제이콥슨이 주재한 자금모금 행사에도 참석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8 대선과 2012 재선을 최일선에서 도운 시카고 민주계 큰 손들이 2020 대선에서 부티지지 시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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