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지지 않는 타선·좌완에는 더 침묵…우승후보 두산의 뒷걸음질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두산 베어스가 또 3연패 늪에 빠졌다.
최근 9경기(2승 7패)를 치르는 동안 두 차례 3연패를 당했는데, 상황과 상대가 모두 뼈아팠다.
1위 SK 와이번스를 1게임 차로 추격한 채 돌입한 6월 21∼23일 인천 문학 3연전에서 모두 패한 두산은 6월 29일과 30일 잠실에서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에 연패를 당한 뒤, 7월 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패했다.
지난번 3연패로 1위 경쟁에서 멀어진 두산은 이번 3연패로 3위 키움에 0.5게임 차 추격을 허용했다.
SK와 양강 체제를 구축하며 위만 보고 달렸던 두산이 이제는 등 뒤를 의식한다.
가장 큰 문제는 터지지 않는 타선이다.
두산 타선은 6월 28일 잠실 롯데전 7회부터 7월 2일 키움전 3회까지 23이닝 연속 무득점의 수모를 당했다. 4회 1사 3루에서 나온 최주환의 희생 플라이로 무득점 사슬을 끊었지만, 타선이 시원하게 터지지는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일 키움전을 앞두고 "타자들이 성적이 나오지 않으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전력 분석팀, 코치 등과 자주 대화하며 애쓰고 있다.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두산은 팀 타율 0.273으로 이 부문 4위에 올랐다. 지난해 0.309로 팀 타율 1위를 차지했던 때와 판이하다.
공인구 등의 영향으로 10개 구단 모두 팀 타율이 하락했지만, 두산의 낙폭은 눈에 띌 정도로 크다.
특히 최근 9경기를 치르는 동안에는 타율 0.231로 10개 구단 최하위에 그쳤다.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3.48로 10개 구단 중 1위다.
마운드가 잘 버텨도 점수를 얻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최근 두산 경기에서 두드러지는 점이다.
두산 타선이 특정 유형의 투수에 특히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산은 1일까지 좌투수 상대 타율 0.244로 이 부문 9위였다. 우투수 상대 타율은 0.285로 1위다.
최근 9경기에서 두산은 좌완 선발 3명을 만났고, 그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백정현(삼성 라이온즈)은 6월 25일 두산전에서 7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고, 브룩스 레일리(롯데 자이언츠)도 6월 30일 두산전에서 6⅔이닝 8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키움의 젊은 좌완 이승호도 2일 6이닝 7피안타 3실점 하며 승리를 챙겼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까지는 좌투수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는데 올해 자꾸 좌투수에 당하다 보니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두산의 좌완에 계속 약점을 드러내면 상대 팀은 '표적 등판'도 활용할 수 있다.
두산은 3일에도 좌완 에릭 요키시를 상대한다. 연패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압박감에, 껄끄러운 좌투수를 만나는 부담까지 감당해야 한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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