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들, 홍콩시위대 입법회 점거에 "폭도 행위" 맹비난
글로벌타임스 "격렬한 정치정서 닥치면 정세안정 조처 불가피" 압박
인민일보·신화·CCTV, 홍콩시위 언급 없이 주권반환 기념식만 보도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홍콩 반환 22주년을 맞아 열린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 완전 철폐 시위에서 시위대가 사상 처음으로 입법회를 점거한 가운데 중국 주요 매체들이 이번 시위를 '법을 무시한 폭도 행위'로 규정하며 강력히 비난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일 사평(社評)에서 "지난 1일 밤 벌어진 시위는 이미 잘못된 길로 들어섰다"면서 "극단적인 급진 세력을 선두로 반환일 당일 오전에 열린 국기게양식 등 행사를 방해하려 했고, 이 계획이 실패하자 입법회를 둘러싸고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최루탄·벽돌 '아수라장'…홍콩 시민 55만명 다시 거리로 / 연합뉴스 (Yonhapnews)
환구시보는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입법회 건물 유리창을 깨는 등의 현장 상황을 상세하게 덧붙이면서 "이는 완전히 폭도 행위와 같다"고 성토했다.
신문은 이어 "이들의 폭력 행위는 홍콩 법률의 상징성을 훼손하고, 홍콩의 법치를 멸시한 것과 같다"며 "이들은 전체 홍콩 사회의 이익과 마지노선을 유린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를 시행 중인 홍콩에서도 이러한 폭력 행위를 종용해서는 안 된다"며 "이러한 폭력 행위는 선진 사회의 수치이자 매우 불길한 징조"라고 덧붙였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도 이날 논평(論評)을 통해 홍콩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강력히 비난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모두가 알듯이 서양에서도 시위 행렬이 있고,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한다"며 "그러나 시위대가 입법 기관을 훼손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넘지 말아야 하는 레드 라인"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이러한 시위대의 행위는 국제 금융의 중심이라는 홍콩의 이미지를 훼손한다"면서 "언론사로서 홍콩에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이 매우 애통하고, 홍콩 사회를 위해 손에 땀을 쥐었다"고 밝혔다.
글로벌 타임스는 또 "홍콩은 현재 고도화한 자치가 이뤄지고 있고, 홍콩의 치안 역시 내부적인 사무"라며 "그러나 어떤 사회도 이러한 폭력 행위를 받아들일 수는 없고, 이는 사회의 각종 무질서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홍콩은 동방의 진주이자 아시아 경제를 비추는 빛 중 하나다"며 "하지만, 이러한 격렬한 정치 정서가 홍콩에 불어닥치면 홍콩 특별행정구 당국은 정세 안정을 위한 일련의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폭력적인 행위에 가담한 시위대에 대해 "일부 시위대는 점점 더 흉포한 폭도의 모습을 드러내며 시위를 극단적인 대항의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며 "이들이 홍콩의 현재 질서를 뒤집으려 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아울러 "홍콩은 폭력의 천국이 돼선 안 된다"며 "홍콩 전 사회가 떨쳐 일어나 이런 폭력 행위를 큰소리로 꾸짖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민일보(人民日報), 신화통신, 관영 중앙(CC)TV 등 주요 관영매체들은 환구시보와 글로벌 타임스의 강력한 비판과 달리 홍콩 반환 기념식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도 홍콩 대규모 시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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