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 '고속 물총'으로 치료한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전립선 비대증을 거의 부작용 없이 치료할 수 있는 '고속 분사 물총'이 개발됐다.
영국 프림리파크(Frimley Park) 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라즈 페르사드 박사 연구팀은 생리 식염수(saline solution)를 고속 분사해 전립선의 비대해진 조직을 제거하는 '아쿠아빔 워터 제트 시스템'(AquaBeam water jet system)을 개발, 임상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타났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이 치료법은 전립선 비대 조직을 외과적인 방법으로 도려내는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TURP: transurethral resection of prostate)과 효과는 같고 부작용은 훨씬 적다고 페르사드 박사는 밝혔다.
전신 마취나 척추 마취 없이 진행되는 이 시술은 몇 분이면 끝난다.
아쿠아빔 시스템은 튜브처럼 생긴 장치로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요도로 밀어 넣어 전립선의 비대 조직에 식염수를 고속 분사, 제거한다.
제거된 조직은 이 튜브의 구멍을 통해 흡입해서 체외로 뽑아낸다.
연구팀은 전립선 비대증 환자 약 20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아쿠아빔 또는 TURP를 시술하고 경과를 지켜봤다.
2년 후 비교 평가 결과 두 치료법 모두 높은 효과를 보였다. 두 그룹 모두 10명 중 9명꼴로 증상이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배뇨 속도는 아쿠아빔 그룹이 더 좋아졌다. 아쿠아빔 그룹은 초당 배뇨량이 시술 전의 5mL에서 11mL로 늘어난 데 비해 TURP 그룹은 9mL에 그쳤다.
부작용도 아쿠아빔 그룹이 훨씬 적었다.
아쿠아빔 그룹은 사정이 잘 안 되는 무사정증(anejaculation) 비율이 10%인데 비해 TURP 그룹은 36%나 됐다.
전립선 비대증은 전립선과 방광목(bladder neck)의 근육을 이완시켜 배뇨를 돕는 알파 차단제로 치료하지만 심한 경우는 수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수술은 발기부전, 요실금 같은 부작용 위험이 크다.
전립선 비대증이란 요도의 일부를 둘러싸고 있는 호두 모양의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각종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전립선은 나이를 먹으면서 호르몬 변화에 의해 점점 커진다. 남성은 50세가 넘으면서 3분의 1이 전립선 비대증을 겪는다.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남성 호르몬의 감소로 전립선 세포가 증식하기 때문인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치료법 발전'(Advances in Therap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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