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회장 "딸 체포로 캐나다 연구센터 설립 실행 안 돼"
런정페이 "수십억 달러 투자 계획…전체 투자 방향은 변화 없어"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자신의 딸이 지난해 체포되는 일이 없었다면 캐나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연구센터를 설립하려던 계획이 실행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런 회장의 딸인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측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됐으며, 이 일로 중국과 캐나다가 갈등을 겪고 있다.
런 회장은 29일(현지시간) 캐나다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화웨이의 캐나다 투자 계획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런 회장은 "화웨이의 캐나다 투자는 최소 수십억 달러 규모가 됐을 것"이라며 "만약 이 사건과 미국과의 갈등, 캐나다와의 갈등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캐나다에 화웨이 세계 이론 연구센터를 설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 회장은 "캐나다는 미국과 인접해 있고, 제도와 법률, 생활환경이 비슷하다"고 설립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계획이 변경됐느냐는 질문에 "전체적인 투자 방향은 변화가 없고, 단지 과정에 변화가 조금 생겼을 뿐"이라며 "캐나다에 대한 투자 및 확장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런 회장은 이번 사태로 인한 매출 감소 등 영향에 대해서는 "미국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핵심 반도체 공급과 관련해서도 우리 자체 공급과 대체 부품을 조달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이지 큰 영향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로 우리 수입이 300억 달러가량 감소했다는 예측이 있다"며 "이 숫자는 외부에서 보기에는 매우 큰 숫자일 수 있지만, 올해 매출 예상이 1천350억 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우리는 아직 1천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블랙리스트가 발표된 뒤 5, 6월에 다소 영향이 있었지만, 그다지 크지는 않았다"며 "하반기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지는 아직 확실히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런 회장은 또 "블랙리스트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미국 기업들이지 우리가 아니다"며 "화웨이는 이전과 같이 생산을 이어가고 있고, 제품 업그레이드를 위해 고용인원도 18만8천 명에서 19만4천 명으로 늘렸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 부회장에 대해 인도를 요구하고 있으며, 미 검찰은 멍 부회장을 은행 사기, 기술절취, 사법 방해 등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중국 정부는 멍 부회장의 체포 이후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등 캐나다인 2명을 국가 안보 위해 혐의로 구금해 조사 중이다.
또 중국은 캐나다의 중요 수출품인 카놀라 수입을 중단시키는 등 농식품 무역 분야에서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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