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구조선 伊 영해서 다시 발묶여…선장 "상황 계속 악화"
"폭염 때문에 상황 더 나빠져"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2주 동안 난민을 태우고 공해에 머물다가 이탈리아 영해로 진입한 난민 구조선이 결국 입항 허가를 받지 못하고 다시 바다에서 발이 묶였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난민 40명을 태운 네덜란드 국적의 구조선 '시워치(Sea-Watch) 3'의 카롤라 라케테(31) 선장은 28일(현지시간) 취재진과 영상통화에서 "배의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긴장감마저 팽팽하게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지중해 난민 구조선들의 입항을 막아온 이탈리아 정부가 시워치3에 영해 진입을 계속 불허하자 라케테 선장은 폭염으로 배에 탄 난민들의 건강이 악화하고 있다며 27일 영해로 들어갔다.
이 배는 아프리카 튀니지와 시칠리아섬 사이에 있는 이탈리아령 람페두사섬 인근 해역에 들어갔으나 이탈리아 당국은 항구에 배가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이 배는 섬에서 1마일 떨어진 곳에 머물고 있다.
배에 타고 있는 19세 난민 소년과 동생은 27일 상륙허가를 받았지만 다른 난민들은 그대로 배에 머물고 있다.
이탈리아 반난민 정책을 주도해온 극우 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는 시워치3에 탄 난민들이 곧바로 네덜란드나 독일로 가야 한다며 항구를 봉쇄했다.
시워치3는 네덜란드에 선적을 두고 있고 라케테 선장은 독일인이다.
라케테 선장은 2주 동안 공해에서 이탈리아 당국의 입항을 촉구하면서 살비니 총리에 맞서는 상징적 인물이 됐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네덜란드 마르크 뤼터 총리와 시워치3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비니 부총리가 난민 구조선들을 상대로 강경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최근 16일 동안 난민 500여명이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상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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