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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30일 차기 지도부 논의…진전 있으나 아직 합의 못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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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30일 차기 지도부 논의…진전 있으나 아직 합의 못 한 듯
투스크 "의견 더 접근했으나 오사카에서 흰 연기 기대 말라"
佛 출신 바르니에 대안론 부상, 獨 메르켈 지지가 '관건'
여성 집행위원장 카드도…게오르기에바·라가르드 '주목'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 지도부와 28개 회원국 정상은 오는 30일 브뤼셀에서 다시 만나 EU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차기 EU 지도부 인선에 대해 논의한다.
하지만 차기 EU 지도부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집행위원장 선출 문제를 놓고 회원국 정상 간에 의견이 맞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진통을 겪고 있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G-20 회의 동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EU 회원국 주요 정상들과 막후 절충을 계속 벌여갈 것으로 전해졌다.
투스크 의장은 28일 오사카에서 기자들과 만나 EU 차기 지도부 선출을 놓고 EU 내에서 이견이 좁혀지고 있지만 당장 돌파구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느끼기에 우리는 해법에 더 접근하고 있지만, 오늘 더 구체적인 결과를 말하기에는 여전히 멀리 떨어져 있다"면서 "이곳 오사카에서 '흰 연기'(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에서 합의에 이르렀음을 알리는 신호)를 기대하지는 말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 측 관계자도 "우리의 바람은 일요일(6월 30일) 저녁이나 월요일(7월 1일) 아침까지 그것(차기 지도부 인선)을 끝내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과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이끌었던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가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일, 21일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자신이 속한 유럽의회 정치그룹에서 내세우는 집행위원장 후보(슈피첸칸디다트)를 차기 집행위원장으로 선출할 것을 각각 주장했다.
하지만 정상들 간에 의견이 맞서 누구도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다.
지난달 23~26일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제1당이 된 중도 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 그룹은 독일 출신인 만프레드 베버 유럽의회 의원을,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당(S&D) 그룹은 네덜란드 출신인 프란스 티머만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을, 중도 성향의 리뉴 유럽(Renew Europe)그룹은 덴마크 출신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을 각각 슈피첸칸디다트로 내세웠다.
지난번 정상회의가 끝난 뒤 마크롱 대통령은 이들 3명의 슈피첸칸디다트는 사실상 차기 EU 집행위원장 후보에서 제외됐다고 밝혔으나 일부 정상들은 여전히 유효한 후보 중 한 명이라고 반박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26일 여전히 자신이 속한 EPP의 베버 의원을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지지하지만 "나 혼자 이를 결정하는 게 아니다. 상황이 복잡하다"라고 말해 다른 사람을 집행위원장 후보로 지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EPP 내에서 베버를 대신할 집행위원장 후보를 물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고, 바르니에 브렉시트 수석대표가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EPP 소속이면서 프랑스 출신이기 때문에 집행위원장 선출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 간 절충이 가능한 카드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메르켈 총리는 프랑스 출신인 바르니에 대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고 있어 바르니에 대표의 가장 큰 장애물은 메르켈 총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EU 전문매체들은 전했다.
아울러 EU 역사상 첫 여성 집행위원장 카드도 떠오르고 있다.
불가리아 출신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WB) 최고경영자(CEO), 프랑스 재무장관을 지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 등 3인이 대상자로 거론된다.
EU 정상회의에서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추천을 받기 위해서는 만장일치는 아니더라도 EU 전체 인구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21개 회원국 정상들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또 EU 정상회의에서 추천한 집행위원장 후보는 유럽의회 인준투표에서 과반수의 찬성표를 받아야 집행위원장으로 공식 선출된다.
더욱이 차기 집행위원장 인선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유럽의회 의장,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 EU의 다른 주요 인사 인선과 맞물려 있어 최종 조율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유럽의회가 내달 2일 개원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할 예정인 만큼 EU 정상들은 가급적 그 이전에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차기 EU 지도부 인선을 마무리 지으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유럽의회가 EU 정상들의 차기 지도부 인선 논의를 위한 시간을 더 주기 위해 차기 유럽의회 의장 선출을 7월 3일로 하루 더 늦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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