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G20 정상외교서 한반도 정세 전환점 마련되길
(서울=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막해 이틀간 일정에 들어갔다. G20 회원국 정상(급) 19명을 비롯해 37개 국가·지역·국제기관의 대표들이 대거 참가해 다자회의를 중심으로 한중, 한러, 미·일, 미·중, 미·러 정상회담 등 한반도 주변국 양자 회담이 잇따르는 대규모 외교전이 펼쳐진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중 무역 전쟁, 반(反)보호무역주의 논쟁,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협상 등 3가지 핵심 이슈 논의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전체적으로 최대 이슈는 확산일로를 걷는 미·중 무역 전쟁이 타협점을 찾을지다. 양국 분쟁이 최악으로 치달으면 세계 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우리 경제에도 막대한 타격을 주게 된다. 아울러 한일 정상이 어떤 식으로든 회담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악화한 관계 복원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사카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데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말까지가 한반도 정세 변화를 유발할 주요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은 지난달 초 고위급 협상이 성과 없이 결렬된 이후 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2천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고 중국이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고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추가로 3천억 달러 이상의 다른 중국산 제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고 중국은 자국산 희토류 수출을 보복 수단으로 활용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대치가 격화하고 있다. 미·중 정상이 일단 휴전을 선언할 것이란 추측도 있지만 쉽게 낙관하기는 어렵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에서 "해결 방안이 검토되길 바란다"며 사드 문제를 다시 거론했다. 미국의 화웨이 퇴출 압박에 대항하는 카드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언제든 미·중 분쟁의 와중에서 난처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조밀하게 대응 전략을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대북 공조와는 별개로 미국이 제시할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 등에도 잘 대처해야 한다.
비핵화 협상 의제는 한반도 정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이라서 각별한 관심을 끈다. 특히 협상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공언한 시 주석이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화 의지' 메시지를 전하며 3차 북미 정상회담 필요성과 북미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북한이 남한의 중재 노력에 거부감을 갖는 만큼 중국의 긍정적인 역할을 최대한 끌어낼 필요가 있다. 북한이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의 입을 통해 북미 물밑 접촉 상황을 부인하며 미국에 '대안'을 요구하긴 했지만 여러 정황상 실무접촉 재개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그래서 한반도 주변국 정상들이 총출동한 이번 외교무대가 모종의 변곡점이 될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미국은 당장이라도 실무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메시지'가 예상되는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 특별대표가 방한 중이다.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모처럼 호기를 맞아 우리 정부의 외교력 발휘를 기대한다. 북미는 상호 진전된 방안과 유연한 접근으로 타협점을 모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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