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장 인근 도로 한산…도로엔 순찰차 불빛과 헬리콥터 소리만
번화가도 평소같은 활기 없어…도심 곳곳서 反G20·反중국 집회
(오사카=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막한 28일 오사카(大阪)의 아침 출근길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한 통제로 인해 인적이 거의 끊겨 한산한 분위기였다.
도시 곳곳의 교통이 통제돼 시민들이 차를 가지고 나오는 것을 꺼리면서 회의장인 인텍스 오사카 주변뿐 아니라 난바 주변 도로 등 도심 곳곳이 한가한 모습이었다.
인텍스 오사카가 있는 사키시마나 인근 오사카항 주변 도로에는 일반 승용차의 모습이 사라졌고, 그 자리를 순찰차의 경광등 불빛과 하늘 위에서 순찰하는 헬리콥터의 소리가 채웠다.
이날 새벽 현재 오사카의 동맥인 한신(阪神)고속도로의 통제 구간은 무려 160㎞에 달했다. 도심을 도는 환상선(순환선)을 비롯해 10개 노선이 모두 폐쇄됐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국가·지역·국제기관의 대표들은 모두 37명인데, 도심 곳곳에서 흩어져서 숙박하는 각국 정상과 국제기관 대표들이 이동할 때 주변 도로는 모두 통제됐다.
3만2천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된 가운데 주요 역과 공항에서는 쓰레기통과 유료 사물함(코인로커)가 비워졌다.
간사이(關西)공항에서는 이용객 모두에 대한 수하물 검사가 실시 중이며, 역과 공항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행인들에게 신분을 확인하는 방식의 검문검색이 실시되고 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이번 회의를 앞두고 휴교를 한 학교나 휴진을 실시한 병원들도 적지 않다.
NHK는 회의장이 있는 사키시마 주변의 병원들 중에는 교통 규제 때문에 환자와 직원들의 이동이 힘들 것이라고 보고 27일부터 휴진 중인 병원들이 많다며 "고령자들이 많이 사는 곳이데 병에 걸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70대 여성의 불만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과한 규제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겉으로 분출되는 것은 드물다.
오사카의 한 시민은 "G20 성공을 위해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 협조해 우려했던 교통 정체가 발생하지 않고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한가한 모습은 평소에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번화가 도톤보리(道頓堀)도 마찬가지였다. 전날 이곳을 찾은 한 여성 관광객은 요미우리신문에 "오사카다운 활기가 없다"고 말했다.
오사카 도심 곳곳에서는 G20 정상회의에 맞춰 시위가 열렸지만, 현지 미디어가 관심을 가질 만큼 규모가 크지 않았다.
전날 도심 혼마치(本町) 주변에서는 위구르족 출신들의 반(反)중국 시위가, 저녁 난바(難波)에서 홍콩 송환법 철폐 집회가 열렸다.
이날은 오전에 도심에서 일본 정부의 석탄 발전 투자에 반대하는 집회가 개최됐고, 오후에는 회의장 인근의 덴보잔(天保山)역 주변에서 'G20 반대 집회'가 예정돼 있다.
오사카 G20 3대 관전포인트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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