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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은퇴 유목'은 처음이죠?"
신간 '은퇴하면 세상이 끝날 줄 알았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은퇴 유목'을 아시나요?"
많은 사람에게 생소할 용어지만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요즘 서서히 이른바 '핫한 트렌드'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말이라고 한다.
베스트셀러 작가 이아손의 신간 '은퇴하면 세상이 끝날 줄 알았다'(행복한작업실 펴냄)는 이런 '은퇴 유목'의 정의와 사례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책에 따르면 '은퇴 유목'은 1년에 한 달 정도 집을 떠나 외국이나 국내 다른 지방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꼭 은퇴를 준비하는 장노년층뿐 아니라 젊은 여행가들 사이에서도 이런 방식은 '한 도시 한 달 살기'라는 이름으로 유행 중이다. 그러나 저자는 젊은이보다 노년기에 '유목형 거주' 방식을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실감과 생소함, 외로움에 시달릴 수 있는 노년이야말로 이런 부정적 감정을 없애고 삶을 활기와 설렘으로 채울 '은퇴 유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은퇴 유목은 1년 동안 딱 한 달만 즐거워지는 여행이 아니다. 은퇴 유목을 준비하는 나머지 11개월이 새로운 의미로 가득 채워진다"고 했다.
그런데 돈이 많이 들지는 않을까? 노년기엔 경제적 부담도 큰 고민인데….
저자는 단호히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한다. 오히려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더 생활비를 줄이면서도 새롭고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가까운 동남아 휴양지와 동유럽, 스페인 남쪽 지방, 남아메리카 국가들에서의 삶은 한국에서보다 훨씬 돈이 덜 든다고 한다. 항공료가 걱정일 수 있지만, 항공권 구매 시기, 특가, 마일리지 등 각종 정보를 잘 활용하면 크게 부담이 안 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노후를 준비 중인 저자 역시 밤잠을 설치며 '은퇴 이후 삶'을 두려워하던 중 의도치 않은 기회에 '은퇴 유목'에 대해 알게 됐다. 우연히 만난 한 노부부에게서 신세계를 접하게 됐다.
저자는 책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실제 은퇴 유목 사례를 소개하고, 은퇴 유목에 적합한 도시들의 정보를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이런 은퇴 유목 사례처럼 저자가 책을 통해 '포스트 직장 생활'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태도로 강조한 것은 '사고와 발상의 전환'이다.
저자에 따르면 남들이 하는 관성에 따라 노후 자금 마련이나 자영업 창업에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한 은퇴 준비가 아니다. '돈'에만 매달려선 행복한 노후를 보장하지 못한다. 그는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경제 중심에서 행복 중심으로 교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뭘 해야 할까. 저자는 직장을 그만두고 노년기로 들어가는 시점이라면 우선 '부모' 자리부터 은퇴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신 부부 관계를 좋게 유지하는 게 최우선 덕목이다. 창업해 돈 벌 생각보다는 편한 것들, 소비적인 것들로부터 떠날 마음가짐을 갖는 게 중요하다. 돈이 많이 들지 않는 공부나 취미 생활을 하는 것도 은퇴 이후에 꼭 필요한 일이다.
노년에 접어들 시기라면 이제는 물질적 가치보다 정신적 가치에 중심을 둬야 한다. 정신이 풍요로워진다면 당신은 은퇴 이후 행복할 권리가 있다.
화가 조금희가 다양한 기법으로 부부 모습을 그려낸 삽화가 책 속 곳곳에서 온기를 불어넣는다. 254쪽. 1만4천800원.
lesl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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