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인터뷰] "하노이 회담, 다음 단계 기반"…협상 구체화 주목
文대통령 "한두번 회담으로 성패 가늠 못 해…'실질적 비핵화'가 향후 협상 핵심"
北 향해 "美실무협상 제의 응하는 것도 비핵화 의지"…실무접촉 중요성 강조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노딜'로 끝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주고받은 논의 내용이 다음 단계 협상의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해 향후 협상의 구체화 여부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26일 연합뉴스 및 세계 6대 뉴스통신사 합동 서면인터뷰에서 '하노이 회담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비록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실패한 회담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을 통해 북미 양국은 서로가 원하는 것을 협상 테이블에 모두 올려놓고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했으며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이 다음 단계 협상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미 양국 모두 대화의 필요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 대화 재개 가능성을 점쳤다.
이런 발언은 하노이 회담에서 공동성명 채택은 불발됐지만, 서로의 입장을 분명하게 확인하는 나름의 '수확'이 있었던 만큼 대화가 재개되면 이를 토대로 보다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는 한두 번의 회담으로 성패를 가늠할 수 없다"고 언급, 하노이 노딜 이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부정적 시각에도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1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이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 적대관계 종식'에 합의한 점을 상기하며 "현 단계의 과제는 서로에 대한 이행을 어떤 과정, 어떤 순서로 해 나갈 것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협상 관련해서도 "북한이 어떤 조치를 완료했을 때를 실질적인 비핵화가 이루어진 것, 다시 말해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간주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협상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이른바 비핵화의 정의를 명확히 하는 것과 연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에서 큰 틀에서 합의를 본 뒤 하노이에서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면, 3차 회담에서는 '디테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최근 한미가 톱다운 방식을 통해 교착의 돌파구 마련을 모색하면서도, 동시에 3차 북미정상회담 전 실무협상의 중요성을 부쩍 강조하고 있는 것과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실제 미국은 3차 회담 전에 '구체적 성과'가 담보돼야 한다며 '선(先) 실무회담' 개최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문 대통령도 지난 15일(현지시간) 스웨덴 국빈방문 중 개최된 한·스웨덴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미 간 구체적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사전에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실무협상을 토대로 (북미) 양 정상 간 회담이 이뤄져야 하노이 2차 정상회담처럼 합의하지 못한 채 헤어지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북한을 향해 "현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 의지를 분명히 확신하도록 하려면 북한이 하루빨리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며 "미국의 실무협상 제의에 응하는 것 자체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북한이 하노이 회담 이후 취하고 있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이미 약속한 일을 실행해 가면서 협상의 타결을 계속 모색해간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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