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연세대 '웨어러블 히터' 개발…"의료기·창에 적용 가능"
신소재 '맥신' 이용…연구성과 美 학술지 'ACS 나노'에 발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신소재를 이용해 유연하면서도 투명한 웨어러블 히터를 개발했다. 추가 연구를 통해 상용화하면 작은 공간에 붙일 수 있는 히터나 의료기에 활용할 수 있고 자동차나 건물 창에 낀 서리를 제거하는 데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구종민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장팀은 박철민 연세대 교수팀과 함께 이런 웨어러블 히터를 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미국화학회(ACS) 학술지 'ACS 나노'(ACS Nano·5월 28일 자)에 실렸다.
현재 세계적으로 금속 나노와이어, 그래핀, 산화 그래핀 등을 이용해 웨어러블 히터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재료들은 저마다 한계가 있어 히터로 상용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금속 나노와이어는 값이 비싸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래핀은 대면적으로 만들기 어려워 제작 공정에 한계가 있고, 산화 그래핀은 환원하는 공정에서 유해물질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6년 구 센터장팀이 개발한 신소재인 '맥신'(MXene)을 재료로 택했다. 맥신은 티타늄과 탄소 원자 등으로 이뤄진 얇은 판 모양의 물질로 두께가 1nm(나노미터·10억분의 1m)에 불과하면서도 전기전도성이 매우 우수하다.
연구진은 다양한 물질에 맥신을 코팅하는 방식으로 히터를 제작했다. 고분자 섬유 위에 맥신을 코팅하면 실 모양의 히터가 됐다. 이 히터는 전류를 조정해 발열량을 조정할 수 있으며, 실제로 고분자 섬유 손상을 고려해 100℃까지 온도를 올릴 수 있었다. 실 모양의 히터를 직조해 천 형태로 만들고 이 위에 바느질하는 것도 가능했다.
구종민 센터장은 "빛 투과도가 우수한 맥신 히터를 최초로 제시했다"며 "추가 연구를 진행해 히터의 성능을 더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