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출' LG 한선태 "너무 이른가 싶지만 기회 잡겠다"
엘리트 야구부 경험 없이 프로 데뷔 앞둬 "이대호와 맞대결 기대"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로야구 비(非)선수 출신(비선출) 신화를 쓰고 있는 LG 트윈스 한선태(25)가 1군 무대 데뷔를 앞두고 "즐기고 배운다는 마음으로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선태는 25일 LG의 정식 1군 선수가 됐다. LG가 그를 1군 엔트리에 등록한 것이다.
한선태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의 지명을 받은 것 자체로 화제가 됐다. 선수가 아닌 일반 학생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이다.
그는 사회인 야구를 거쳐 파주 챌린저스와 일본의 도치기 골든브레이브스 등 독립리그에서 뛰며 야구를 놓지 않았고, 프로선수가 되는 꿈을 이뤘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한선태는 "1군행 통보를 받았을 때 너무 좋았다"며 "너무 이른 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기회를 잡은 만큼 잘하고자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선태의 올해 목표는 2군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것이었다. '운이 좋으면' 1군 엔트리가 확장되는 9월에 1군 무대에도 오르고 싶었다.
그러나 2군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출중한 성적까지 올리는 한선태를 LG가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 않았다.
한선태는 2군에서 19경기에 등판, 25이닝 17피안타 23탈삼진 2실점(1자책) 등으로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평균자책점은 0.36에 불과하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6㎞에 달한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배움을 갈망하는 한선태에게 2군 코치들은 좋은 평가를 할 수밖에 없었다.
류중일 LG 감독은 "2군에서 좋다고 하니까 불렀다. 처음에 한선태를 봤을 때는 야구를 정식으로 배우지 않은 선수여서 올해 1군에 올라오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2군 평이 좋으니까 올렸다"고 설명했다.
LG 구단도 한선태를 9월에야 콜업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류 감독의 판단이 한선태의 조기 콜업에 영향을 미쳤다.
류 감독은 "아무리 2군이어도 평균자책점이 그렇게 좋기는 쉽지 않다"며 "언제 등판시킬지는 모르지만, 상황이 되면 올리지 않겠나. 중간에 1∼2이닝 던지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관건은 분위기 적응이다. 실력은 2군에서 검증을 받았지만, 많은 관중 앞에서 실력을 발휘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LG의 홈인 잠실구장은 한선태도 비선수 시절 자주 찾았던 구장이다.
한선태는 "집(부천)에서는 인천이나 잠실까지 거리가 비슷해서 친구들과 잠실구장에 팬으로서 자주 왔었다. 군대 휴가 나왔을 때도 오고 그랬다. 2017년 LG와 KIA 타이거즈전을 본 것이 마지막으로 잠실구장에서 응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LG 선수들은 한선태를 따뜻하게 맞아주며 적응을 돕고 있다.
한선태는 "어제 긴장했는데, 오늘 다들 친근하게 잘 해주셔서 재밌게 지내고 있다"며 "선후배보다는 나이로 저를 대해준다. 동생들은 저에게 형이라고 편하게 부른다. 동갑 친구들은 입단 7년 차인데 저를 잘 챙겨준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또 "1군에 오게 됐을 때 2군 코치님들과 형들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조언을 많이 해줬다"며 "독립리그에서는 선수끼리 궁금한 것을 해결했는데, LG 2군 숙소에는 항상 코치님들이 계시니 계속 여쭤봤다"며 짧은 시간에 성장한 비결도 밝혔다.
한선태는 "1군에서 최대한 오래 버티는 게 목표"라며 "타자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대결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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