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정 경기교육감 "자사고는 특권…평가 기준점수 높아야"
"용인외대부고, 전국단위로 학생모집…더 높은 수준 책임있어"
"평화통일 교육 정규교과로 수업…학생들이 주역이 되는 교육"
"앞으로 3년간 미래교육 시스템·교육콘텐츠 고민·기본 세울것"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25일 "자율형사립고나 특수목적고(외고·과학고 등)와 같이 (학생선발권 및 교육과정 편성권 등의) 특혜와 특권을 부여하는 학교에 대해선 학교 평가 기준이 더 높아야 한다. 70점이 아니라 더 높은 점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 교육감은 내년 평가를 앞둔 용인외대부고에 대해선 "안산동산고와 달리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한다는 점에서 더 높은 수준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밝혀 평가점수를 현행 70점보다 높일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된다.
이 교육감은 "학생들이 통일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라며 "교육부와 협의해 평화통일을 정규교과로 할애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연임 1주년이자 취임 1주년을 맞은 이 교육감은 또 "앞으로 남은 3년간 4차산업혁명 관점에서 미래 교육의 새로운 교육시스템, 교육콘텐츠를 연구하고 그 기본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안산동산고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에 대한 입장은.
▲ 지난 토요일(22일) 교육부 장관을 만나게 됐는데, 장관에게도 이렇게 말했다. 자사고나 특목고와 같이 특혜, 특권을 부여한 학교에 대해선 학교 평가 기준이 높아야 한다. 70점이 아니라 더 높은 점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성직자에게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사고에 대해서는 교육적으로 그런 의무가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전북도교육청이 요구한 80점은 납득하고 공감한다. 내년에 용인외대부고에 대한 자사고 평가가 있는데, 용인외대부고는 경기도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안산동산고와 달리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한다. 더 높은 수준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 그동안 강조한 평화·통일 교육에 대한 계획은.
▲ 4년 전부터 준비해 작년에 통일 관련 시민교과서를 냈다. 아직 학교에 제대로 뿌리 내리진 않고 있는데, 교육부와 협의해 평화통일 부분을 정규교과로 할애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정규교과로 되어야 통일과 평화에 대한 중요성을 느낄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주역이 되어야 한다. 평화통일 교육을 정규교과로 하는 것은 창의 적체함 활동 시간 중 일부를 이 수업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가능하다. 이는 교육감 권한으로도 할 수 있다. 다음 달 초 권역별 교장들을 만나 이에 대한 의견을 들을 것이다. 또 교육부와 협의해 경기도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평화통일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2학기부터 시행되는 고교무상교육의 의미와 과제는.
▲ 2학기부터 현재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교 무상교육이 시행되고 2020년에는 고 2·3학년, 2021년에는 고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된다. 이제라도 국가 책임이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무상교육 정책을 통해 학생들은 차별이 아닌 평등의 가치를 배우게 된다. 소득수준에 따라 누구는 더 배우고 누구는 덜 배우는 것은 차별이다. 고교 무상교육을 계기로 학생들이 마음 편하게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도 교육청이 짊어져야 할 예산 부담이 매우 크다. 올 2학기 무상교육을 위해 편성된 추경예산은 835억원이다.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가장 큰 예산 규모다. 2021년에는 무상교육비와 급식비를 합쳐 1조74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간다. 도 교육청은 정부와 국회에 20.46%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 인상을 지속해서 요구해 나갈 것이다.
-- 올 하반기 예고한 초·중·고 모든 교장과의 간담회에서 전달할 메시지는.
▲ 첫째로 학교민주주의를 어떻게 해나갈 것이냐를 강조할 것이다. 학교 기본운영비 편성과 집행을 자율적으로 하도록 했고, 교장 공모제에서 부분적으로나마 학부모와 학생이 모바일 투표로 의사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학교 자율감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세 가지 학교 자치 교육을 강조할 생각이다. 두 번째로 지역과 함께 만들어가는 혁신교육 3.0을 직접 자세히 설명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는 평화통일 교육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것이다.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모든 교장을 만날 계획이다.
-- 지난 1년, 재임 기간까지 합하면 5년간의 소감은.
▲ 모든 학교 문제, 교육 정책의 과제, 교육과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학생 눈높이에서, 학생 중심으로 생각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는 것이 바람직한 길이었다고 판단한다. 이런 과정에서 보람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첫째로 학생들의 정책 제안 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점과 지역별 학생의회가 만들어진 것이 대단히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경기도 교사 95%가 참여하는 전문적 학습공동체다. 2천300여개 학교가 참여하고 있고 공동체 개수로는 4천500여개가 움직이고 있다. 교사들의 열정과 참여가 경기혁신교육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마지막으로는 아직 미흡하지만, 지자체와의 학교시설환경개선 사업이다. 도 교육청과 시가 예산 부담을 5:5로 하는데, 시가 부담한 금액만 1천억원이 넘는다.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할 때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었다. 교육청과 지자체, 학교 간 교육을 위한 협력 체계가 점점 강화돼왔다. 굉장히 중요한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 3년간 추진 계획은.
▲ 최근 조직개편으로 미래교육국와 교육과정국을 만들었다. 미래교육국은 하나의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만드는 게 역할이라면 교육과정국은 새로운 교육콘텐츠를 개발하는 게 임무다. 학교의 구조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교원 임용은 어떻게 할 것인지, 교장이나 교사들의 역할을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등의 교육적 문제를 4차산업혁명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도록 할 것이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미래교육에 대한 기본을 세우고, 그 과정을 밟아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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