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격추 무인기 근처 유인기에는 발사 안해"(종합)
격추한 '美 드론 파편' 공개…"영해서 수거"
"격추 10분 전까지 영공침해 경고…응답없어 격추"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혁명수비대는 20일(현지시간) 새벽 미군의 무인 정찰기를 대공 미사일로 격추했을 때 유인기도 근처에 있었지만 이를 겨냥하지는 않았다고 21일 주장했다.
혁명수비대의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대공사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미 해군의 무인정찰기 RQ-4A 글로벌호크를 20일 격추했다"라면서 "같은 시각 근처에 다른 정찰용 유인기 P8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P8 정찰기는 약 35명이 타는 유인기로, 우리는 이를 타격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라면서도 "그렇다. 미군이어서 그렇게 하지는 않았고 무인기만 맞췄다"라고 강조했다.
이란을 겨냥해 걸프 해역에서 기동하는 미군의 움직임을 모두 탐지, 감시하고 있지만 미국과 정면 충돌을 최대한 피하면서 경고하기 위해 무인기만 격추했다는 것이다.
이란군은 또 격추한 무인정찰기의 파편이라면서 실물을 21일 일반에 공개했다.
이들 파편은 드론의 동체로 추정되는 짙은 회색의 표면이 곡면인 조각으로 20개 정도가 공개됐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0일 밤 트위터로 "우리는 미국 무인 정찰기를 격추한 지점인 '우리의' 영해에서 이 파편들을 수거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20일 오후 낸 자료에서 대공 방어 미사일인 '세봄 호르다드'가 20일 오전 4시 5분(이란 시각) 미군의 무인정찰기를 이란 영공에서 격추했고, 파편이 영해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이 무인기가 이란 영공이 아니라 국제공역에서 공격당했다고 반박했다.
혁명수비대는 21일 파편을 공개하면서 "격추 전 이란 영공을 침범한 미군 무인기에 여러 차례 경고를 보냈다"라며 "마지막 경고는 격추하기 10분 전인 20일 오전 3시 55분에 송신됐으나 응답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란군은 또 21일 세봄 호르다드가 발사돼 미상의 비행물체를 격추하는 듯한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해가 뜨지 않은 어두운 시각에 미사일이 공중으로 발사돼 약 20초 뒤 상공에서 붉은 섬광이 번쩍이는 장면이 담겼다. 미사일을 발사한 군인들은 붉은 섬광을 보자 명중을 확신한 듯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쳤다.
이란군은 이 영상에서 미군의 무인기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다프라 미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통과해 이란 남동부까지 비행했다가 귀환하는 길에 이란 영공을 침범했다가 격추됐다고 설명했다.
이란 외무부는 21일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주테헤란 스위스 대사를 불러 "이란은 어떤 나라와도 전쟁하려 하지 않지만 이란군은 모든 침략 행위에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점을 미국에 전달해 달라"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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