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굴 소년' 1년…구조 다룬 영화·책에 동굴은 관광지로
전 세계 돌며 용기·희망 전해…'글로벌 시민상'에 美 TV쇼도 출연
첫 영화·넷플릭스도…동굴 방문객 연간 5천명→130만명 이상 폭증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지난해 기적과 같은 구조작업으로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태국 '동굴 소년' 이야기가 오는 23일로 1년을 맞는다.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클럽 소속 유소년 선수 12명과 코치는 1년 전 이날 매사이 지구 내 탐루엉 동굴에 들어간 뒤 갑작스러운 폭우에 갇혀 연락이 끊겼다가 열흘 만에 생존이 확인됐고, 17일 만인 7월 10일 다국적 구조대에 의해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소년들은 이일이 있고 난 뒤 세계적으로 유명해졌고, 동굴 역시 연간 10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지로 변모하는 등 지난 1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21일 AFP 통신에 따르면 소년들은 여전히 그곳에서 가족과 지내며 축구를 하고 있다.
동굴에서 이들을 발견한 영국 잠수전문가에게 영어로 현장 상황을 전달해 주목받았던 아둔 삼온(15)의 친구는 "아둔은 그전처럼 평범한 친구"라면서도 "학교에 다니는 어린 동생들의 롤 모델"이라고 전했다.
아둔을 비롯한 당시 동굴에 갇혔던 '무 빠' 클럽 소속 선수들은 지금은 동굴에 함께 갇혔었던 코치 에까뽄이 설립한 '에까뽄 아카데미'에서 축구를 하고 있다.
에까뽄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축구클럽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이뤘다고 동료는 전했다.
그러나 변화도 적지 않다.
아둔을 포함한 소년 축구선수 3명과 에까뽄 코치는 구조 당시 무국적 난민 신분이었지만 이후 태국 정부로부터 시민권을 받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미국 로스앤젤레스, 영국 맨체스터 그리고 아랍에미리트(UAE)까지 세계 곳곳을 돌며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미국 NBC TV의 간판 토크쇼인 '엘렌 쇼'에 출연해서는 유명 축구선수인 LA 갤럭시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만나기도 했다.
아둔은 미국 미들베리대학교로부터 올해 '글로벌 시민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기적과 같은 구조 이야기를 다룬 서적과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도 1주년을 맞아 속속 나올 것으로 보여 소년들은 다시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이 이미 발간됐지만, 구조작업에 중추적 역할을 한 호주 국적 마취전문의 리처드 해리스와 다이빙 동료인 크레이그 챌린도 오는 11월 관련 서적을 펴낼 예정이다.
이르면 오는 9월에는 실제 구조에 참여한 다이버 일부가 출연하는 영화 '더 케이브'(동굴)가 처음 스크린에 선을 보일 예정이다.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Netflix)에서도 동굴 소년 이야기를 접할 수 있게 된다.
소년들 및 코치와 직접 접촉할 수 있는 독점 권한을 가진 SK 글로벌 엔터테인먼트가 이들의 이야기를 제작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방영한다는 것이다.
다큐멘터리로 유명한 내셔널 지오그래픽도 관련 작품 제작을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웅으로 칭송받은 다이버들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마취전문의 리처드 해리스와 동료인 크레이그 챌린은 올해 태국 왕실 훈장을 받았고, 구조작업에 참여 호주인 9명도 자국 정부로부터 '용기의 메달'을 받았다.
영국인 잠수사 버논 언스워스는 자신을 소아성애자, 아동 강간범 등으로 근거 없이 비난했다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상대로 7만5천 달러(8천448만원) 이상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내 화제를 모았다.
기적의 스토리가 쓰인 장소인 탐루엉 동굴은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전에는 매년 5천명 정도가 찾던 '한적한' 곳이었던 이 동굴은 기적의 구조 스토리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집계한 인원만 130만명에 달했다.
구조작업 중 유일한 희생자인 전 태국 해군 특전단(네이비실) 대원 사만 쿠난을 기리는 동상도 동굴 입구에 세워져 있다.
태국 정부는 향후 동굴 인근 지역에 쇼핑 복합단지와 식당 호텔 그리고 캠핑장을 세워 본격적인 관광명소로 개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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