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과학사 대논쟁 10가지
나를 망치는 나쁜 성실함·부엌에서 지중해를 보았다·행복할 때 뇌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 과학사 대논쟁 10가지 = 핼 헬먼 지음. 이충호 옮김.
대중 과학 저술가인 저자가 20년 동안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17세기에서 20세기 사이 과학계에서 벌어진 격렬한 논쟁들을 엮은 책이다. 갈릴레이에서 다윈까지, 그리고 켈빈에서 마거릿 미드까지 과학 분쟁에 휘말렸던 과학자들은 자기 이론을 변호키 위해 고군분투했다.
알다시피 지동설과 천동설, 진화론과 창조론 등의 싸움은 과학계에서 오랫동안 지속됐고, 그로 인해 과학 발전의 경로도 바뀌어왔다.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사수하려다 가톨릭교회에 의해 화형당할 뻔했고, 뉴턴은 미적분에 대한 우선권을 확보키 위해 정치적 힘을 이용해 라이프니츠를 모욕하고 비방했다.
이 책은 제목이 말해주듯 과학사를 뒤흔들어온 10가지 논쟁을 재조명함으로써 근대 과학사의 큰 줄기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더불어 상세한 설명과 스토리텔링으로 과학 이론과 그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가람기획. 304쪽. 1만6천원.
▲ 나를 망치는 나쁜 성실함 = 전민재 지음.
타인의 인정과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을 배신하고 소외하는 사람들이 있다. 착한 딸, 모범적인 학생, 성실한 직원, 좋은 아내, 완벽한 엄마. 이들은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한다.
안타깝게도 그러는 사이에 자신의 감정과 욕구에는 무뎌져 간다. 겉은 멀쩡한 어른이지만 내면에는 미성숙한 어린아이를 품은 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부정적 감정과 허기를 모르는 체하며 산다.
저자 역시 그랬다. 성실하게 살면 언젠가 행복한 삶이 찾아올 거라 믿었다. 그러다 신체 이상으로 응급실을 찾고서야 비로소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 되려다가 '괜찮지 않은 인생'을 억지로 끌고 왔음을 인정했다.
이 책은 성실하게 자신을 괴롭혀온 이들을 위한 심리 처방전으로, '진짜 나'를 만나는 방법에 대해 일러준다. 스스로 부족한 사람이라 여기며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발버둥치는 성실함이야말로 매 순간 스스로를 괴롭히는 감옥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진솔한 경험을 토대로 자기 존재의 가치를 타인에게 증명하느라 아등바등하는 나쁜 성실함에서, 스스로에게 단단한 안전기지가 돼주는 삶으로 옮겨가자고 제안한다.
웨일북스. 292쪽. 1만4천원.
▲ 부엌에서 지중해를 보았다 = 이지형 지음. 최청운 그림.
푸드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자신의 거처인 부엌에서 딴 세상과 같은 삶의 황홀함을 맛본다.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진리가 펼쳐지기 시작하는 곳이 밥 먹고 설거지하는 일상'이라는 금강경의 메시지에 매료돼 행복한 부엌의 삶을 살게 됐다고 한다.
그곳에서 날마다 선(禪)을 한다는 저자는 칼과 도마와 냄비와 프라이팬을 차례로 바꿔 들고, 갖가지 식재료를 씻고 썰고 익히며 세상을 관(觀)한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음식을 조용히 살피고 찬찬히 맛본다.
이 책은 그 과정에서 보고 느낀 이야기들이다. 미역과 홍어, 도다리쑥국과 샐러드 등의 요리와 음식을 통해 달고, 시고, 쓰고, 짠 우리네 삶과 세상을 자유분방한 글로 관조한다.
디오네. 296쪽. 1만3천원.
▲ 행복할 때 뇌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 = 딘 버넷 지음. 임수미 옮김.
행복할 때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행복을 좋아하는 뇌는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도록 만들까?
인간의 일생 모든 면이 뇌와 어느 정도 연관돼 있다. 무게는 비록 얼마 안 되지만 인간의 뇌는 매우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을 이용해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해낸다.
그중에 행복과 관련된 물질이 도파민, 엔도르핀, 옥시토신이다. 신경과학자인 저자는 뇌와 마음의 작동 원리를 파헤쳐 행복의 비밀을 밝혀준다. 행복을 위해 뇌가 어떤 작용을 하고, 그런 뇌를 가진 인간이 어떤 상황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설명한다.
매경출판. 476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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