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 노숙인 대란에 가세티 시장 상대로 '주민소환' 청원운동
노숙인 16% 급증하자 시장 책임론 부각…가세티 "두배 노력"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한때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로 꼽혔던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LA) 시장이 시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노숙인 문제로 인해 '직'(職)을 걸어야 할 위기에 놓였다.
20일(현지시간) LA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LA 지역 일부 활동가들은 거액의 시 재정을 쏟아붓고도 노숙인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되레 악화일로로 만든 가세티 시장을 시민의 힘으로 경질해야 한다며 '주민소환'(recall) 운동을 벌이고 있다.
주민소환제는 주민이 지방자치단체장의 실정을 직접 통제하는 제도다. 미 CBS뉴스는 LA에서 30만 명 넘는 주민이 청원할 경우 주민소환을 위한 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LA의 노숙인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발표된 2019년 LA 시내 노숙인 수는 3만6천300명으로 지난해보다 16% 급증했다. 이런 추세로 가면 뉴욕을 제치고 미국 내 최대 노숙인 거주 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세티 시장 소환을 추진하는 활동가 알렉산드라 다티그는 '터커 칼슨 투나잇' 등 방송에 출연해 "LA에 사는 건 공공위생이 위협받는 제3세계에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더 큰 문제는 시장이 이를 무시하고 그의 정책은 최악의 실패로 끝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티그는 "거리에서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걸 내버려 둬도 좋다는 말이냐"라고 반문한 뒤 지난 5년간 LA 거리에서 3천60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포기하고 시정에 전념하기로 한 가세티 시장은 공공위생 대책을 내놓은 회견에서 "내게 부여된 그 임무(노숙인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노숙인을 위해 주거문제를 개선할 것이며 두 배의 노력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가들은 그러나 LA시가 12억 달러(약 1조4천억 원)의 노숙인 문제 대처 예산을 투입하고도 전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시장 주민소환 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맞섰다.
LA 노숙인 사태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노숙인 쉼터(쉘터)를 한인타운에 설치하는 문제로 시 당국과 한인 커뮤니티 사이에서도 큰 갈등을 빚은 바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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