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라 스칼라', 사우디 후원 파문 예술감독 사실상 해임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세계 최고의 오페라 극장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가 사우디아라비아 재정후원 논란을 초래한 알렉산더 페레이라 예술감독을 사실상 해임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페레이라 감독은 사우디로부터 2천만 파운드(약 300억원)의 재정 후원을 받는 대신 사우디 측 인사를 라 스칼라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시키기로 제의했다 내외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주도하에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에서 피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우디와의 '거래'에 대한 비난이 증폭됐다.
라 스칼라 극장 공연을 총괄하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페레이라 예술감독은 특히 후원을 대가로 라 스칼라의 명성을 살인 폭군에 팔았다는 집중 비난을 받았다.
페레이라 감독의 제의는 거센 비난을 받은 끝에 지난 3월 철회됐으며 합의 가운데 라 스칼라가 리야드에 음악학교를 설립하는데 협력한다는 내용만 남았다.
라 스칼라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주세페 살라 밀라노 시장은 자신과 이사회가 페레이라 감독의 후임에 대해 합의했으며 내년 페레이라 감독과의 계약은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 스칼라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프랑스 출신의 도미니크 메이에 감독(63)에 예술감독 직을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빈 국립오페라는 라 스칼라와 함께 각각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오페라 극장으로 상호 경쟁 관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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