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경련 회장 "통상·안보환경, 개화기처럼 위중"
전경련, 미국 前 하원의원단 초청 통상·안보 좌담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이 미국 전직 하원의원단을 만나 최근 통상과 안보환경을 우려하며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전경련은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2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김창준미래한미재단과 공동으로 '미국 전 하원의원단 초청 한미 통상 및 안보 현안 좌담회'를 개최했다.
허창수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날 한국을 둘러싼 상황이 조선말 개화기를 떠올리게 한다"며 "경제와 안보 모든 면에서 많은 지성의 혜안은 물론, 이럴 때일수록 굳건한 한미 동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동맹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79달러의 작은 나라가 오늘날 3만 달러 국가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의 첫 번째 통상 세션에서는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원장이 주제발표를 맡았다.
박 원장은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의 쟁점 사항이 일부 논의될 가능성도 있지만, 협상이 결렬되면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경제적 영향 측면에서 미중 양국에 모두 손해이며 한국도 중국 진출 기업과 대중국 수출을 중심으로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이번 좌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93.4%가 미중 무역전쟁이 한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특히 중간재 중심 대중 수출 악화(58.2%)를 가장 우려했고, 그 여파가 내년 미국 대선 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67.4%)이 다수였다.
안보 세션에서는 주제발표를 맡은 안호영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이 하노이 회담 이전과 당시, 이후로 나눠 비핵화 협상 상황을 설명했다.
안 총장은 하노이 이전에는 평창올림픽과 싱가포르 회담의 진전을 기초로 비핵화 로드맵 마련이 진행되는 듯싶었지만, 하노이에서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이제는 실무자 간 논의를 통한 상향식 의사결정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완성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마조리 마골리스 전 의원이 사회를 맡은 토론에서 김우상 연세대 교수는 두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협상 당사자들이 공감하는 비핵화에 대한 공통의 정의를 끌어내지 못한 것이 협상 결과에 치명적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해 성공적 결과를 끌어내려면 한미 정상이 한미 동맹의 견고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마조리 마골리스 전 의원 등 친한파 전직 하원의원 6명이 통상과 안보 세션의 토론자로 참석해 미중 통상전쟁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문제와 관련한 미국 정계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justdus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