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이길 것" 트럼프 출정식…두 아들이 '분위기 메이커'
행사장 주변 헬기 정찰·저격수 배치·'차벽' 설치로 철통보안 속 진행
(올랜도=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우리는 다시 이기고 있다(We are winning again), 4년 더!(Four more yea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도전 출정식이 열린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센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그와 공화당을 지지하는 인파들의 함성으로 요동쳤다.
미국을 위한 기도에 이어 미 국가가 연주된 뒤 6시 30분께부터 중앙 무대에 설치된 연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이 올라 연설에 나섰다.
암웨이센터를 가득 메운 지지자들은 "유에스에이(USA)"를 연호하며 열띤 환호로 이들을 맞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은 열정적으로 무대를 휘어잡으면서 군중의 호응을 끌어내 재선 도전을 선언할 트럼프 대통령의 오후 8시 '본행사'를 앞두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트럼프 "미국을 매우 위대하게 만들고 지키겠다"…재선도전 공식선언 / 연합뉴스 (Yonhapnews)
먼저 연단에 오른 차남 에릭 트럼프는 약 5분간의 연설에서 아버지인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전 세계가 미국을 다시 존중하게 됐다고 강조하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에릭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사랑한다"고 치켜세운 뒤 "우리는 매일 이기고 있다. 이 나라는 다시 이기고 있다"면서 "우리는 결코 승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화 '록키'의 주제가인 '아이 오브 더 타이거'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무대에 오른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와(wow), 플로리다"라고 외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주장하는 내용을 하나씩 짚어나갔다.
우선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치적인 '경제 성과'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새 일자리가 600만개 생겨났고 실업률은 사상 최저라면서 이 모든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 나라를 위해 싸우고 있다"면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를 갖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에 맞설 민주당의 강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 "그는 너무나 어리석다"며 독설을 날리는가 하면 바이든이 지난달 유세에서 '중국은 우리의 라이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며 바이든 목소리를 흉내 내면서 조롱 조로 비판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 결과와 이후에도 계속 추가 조사와 탄핵을 주장하는 민주당을 향해 "그들은 사기극(hoax)을 꿈꿨다"며 "하지만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건 단지 내 아버지를 위한, 나를 위한 승리가 아니다"라며 "여러분을 위한 승리"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면서 "가짜뉴스"라며 미디어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설 내용이나 주제, '정적' 바이든과 민주당을 향한 조롱 조의 공격 등이 마치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미리 보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날 집회를 앞두고 오전 일찍부터 줄지어 기다린 수많은 지지자들은 오후 3시부터 입장이 허용됐다.
그러나 방탄복을 두르고 총기와 수갑으로 중무장한 경찰관과 보안요원들이 입구에서 삼엄한 경계 속에 철저한 보안 검사를 진행하느라 입장에 3시간 가까이 걸리는 등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출입자들에 대해서는 금속탐지기 검사가 이뤄졌으며 휴대품도 일일이 보안요원들의 내용물 확인을 거쳐야 했다. 백팩, 물병, 금속성 물질, 큰 손가방 등은 행사장 반입이 아예 금지됐다.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과 중무장 경찰관들이 곳곳을 누볐고, 경비견들이 행사장 인근의 나무와 물품 등을 확인하고 다녔다.
행사장 상공에서는 헬기들이 정찰에 나섰으며 주변 고층 건물 옥상에는 저격수들이 배치돼 망원렌즈로 사방을 감시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아울러 주요 진입로는 아예 봉쇄돼 접근 자체가 차단됐고 행사장 인근의 길목 곳곳에는 일반버스·스쿨버스와 대형 승합차 등으로 '차벽'이 설치되는 등 이중삼중의 철통 방어벽이 구축됐다.
z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