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英보수 경선 2차투표 1위…브렉시트 시한두고 후보간 설전(종합2보)
헌트·고브 2·3위로 추격…19∼20일 최종후보 2인 압축 후 22일부터 당원투표
존슨 '노딜 불사' "브렉시트 시한 지켜야"…2위 헌트 "노 딜 조건부 반대"
(런던·서울=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전성훈 기자 = 영국 집권 보수당 당 대표 경선 2차 투표에서도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6명의 후보 중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이 기준에 못 미치는 득표로 탈락하면서, 당 대표 레이스는 5파전으로 압축됐다.
영국 보수당은 18일(현지시간) 오후 하원에서 당 대표 경선 2차 투표를 했다.
313명의 보수당 하원의원은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 등 모두 6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표를 던졌다.
개표 결과 존슨 전 외무장관이 전체의 40%인 12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헌트 외무장관이 46표로 2위, 고브 환경 장관이 41표로 3위에 올랐다.
1∼3위는 1차 투표 때와 변동이 없었다.
앞서 지난 13일 실시된 1차 투표에서는 존슨이 114표, 헌트와 고브가 각각 43표와 37표를 얻었다.
2차 투표에서 스튜어트가 37표로 4위를, 자비드가 33표로 5위에 올랐다.
랍은 30표를 얻어 탈락했다.
랍은 이번 보수당 대표 경선 참여 후보 중 가장 강경한 브렉시트 지지자다.
영국이 아무런 협정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를 불사하는 것은 물론, 의회가 이를 가로막지 못하도록 정회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앞서 보수당 평의원 모임으로 당 대표 경선을 관할하는 '1922 위원회'는 경선 과정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1차 투표에서는 17표, 2차 투표에서는 33표를 얻지 못할 경우 탈락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1차 투표에서는 모두 10명의 후보 중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대표(11표)와 마크 하퍼 전 제1 원내총무(10표), 에스더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9표) 등이 탈락했다.
1차 투표 때와 비교하면 존슨은 이날 12명의 지지를 더 확보했지만, 헌트와 고브는 각각 3명과 4명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1차 투표에서 19표를 얻어 가까스로 탈락을 면했던 스튜어트는 이날 무려 18표를 더 얻어 가장 많은 표를 추가했다.
사실상의 부총리 역할을 하는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 등이 스튜어트 지지를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스튜어트는 이날 2차 투표 대상에 오른 6명 중 EU와 긴밀한 관계를 지속하는 '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에 가장 가까운 인물로 평가된다.
자비드는 10표를 더 획득했다.
보수당은 1·2차 경선 투표에서 살아남은 5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19일과 20일 다시 투표를 실시, 최저 득표자를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최종 2명의 후보를 압축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22일부터 약 16만명에 달하는 전체 보수당원이 우편 투표를 통해 최종 당 대표를 선출한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22일 시작하는 주에 새 보수당 당 대표가 선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1차 투표에서 탈락했던 후보 중 맥베이에 이어 레드섬 마저 이날 2차 투표를 앞두고 존슨 지지를 선언한 데다, 1·2차 투표에서 모두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존슨은 이변이 없는 한 최종 당원투표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당초 헌트와 고브의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스튜어트가 2차 투표에서 급부상하면서 3파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존슨의 당대표 및 총리 선출을 막기 위해 보수당 내 EU 잔류 지지자들이 스튜어트 지지를 위해 뭉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가장 지지 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여겨졌던 스튜어트를 견제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고브는 이날 일간 더타임스 기고문에서 만약 존슨과 스튜어트가 최종 당원투표 대상에 오를 경우 브렉시트 정책을 놓고 당이 또다시 양극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비드 역시 스튜어트가 EU 탈퇴가 아닌 EU 잔류를 지지하는 후보라고 주장했다.
스튜어트는 그러나 자신은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브렉시트를 추진할 뿐이라며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2차 투표를 통과한 5명의 후보는 이날 BBC로 생중계된 토론회에서 하나같이 테리사 메이 전 총리의 실패를 딛고 브렉시트를 견인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교착 상태를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선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이번 토론회의 핵심 쟁점은 EU와 새롭게 합의한 시한인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실행할 수 있느냐였다.
선두 주자인 존슨은 "매우 실현 가능한 목표"라고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이 시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 "정치에 대한 재앙적인 불신"을 초래할 것이라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지난 3월 시한을 지키지 못한 것처럼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대중이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바라볼 것"이라며 '노 딜'도 불사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자비드 역시 "데드라인은 필요하다. 그것이 없다면 제대로 집중하지 못할 것"이라며 약속된 시한까지 브렉시트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그러면서 논란이 된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 통행에 대한 안전장치(백스톱) 없이 메이 전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반면에 고브는 임의로 설정된 시한은 역효과만 낳을 것이라면서 자신이 총리가 되면 합의를 위해 브렉시트를 며칠 연기하는 방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후보들은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배제했다.
스튜어트는 피해가 크고 불필요한 '노 딜 브렉시트'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른 어떤 후보도 의회 동의 없이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헌트는 최후 수단으로 '노 딜 브렉시트'를 지지하지만, EU와 합의가 가능한 상황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노 딜'에 대한 조건부 반대 입장을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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