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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후보 당선 취소' 이스탄불시장 선거, 재대결도 '박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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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후보 당선 취소' 이스탄불시장 선거, 재대결도 '박빙'
조사 주체따라 다른 결과 예측…"분열 극심" 결과 비공개도
쿠르드계 표심·지지층 투표율이 주요 변수…"선거부정 여부가 결정" 시각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석연치 않은 이유로 야권 후보 당선이 취소된 이스탄불시장 선거가 재승부에서도 초박빙으로 전개되고 있다.
올해 3월말 치러진 터키 지방선거의 이스탄불 광역시장 선거 개표 결과 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가 48.8%를 얻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 후보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를 약 1만4천표 차로 꺾고 승리했다.
1994년 친(親)이슬람 정치 '신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이 시장에 당선된 이후 처음으로 '에르도안 정당'이 이스탄불시장 선거에서 '패배'를 겪었다.
AKP는 그러나 개표소 감시요원의 자격요건(공무원 신분)을 어긴 사례가 만연한 '불법 선거'였다고 주장하며 결과를 무효로 처리하라고 요구했고, 터키 선거당국은 이를 수용해 이달 23일 재선거를 치른다고 결정했다.


재선거를 닷새 앞둔 18일(현지시간) 현재까지 공개된 재선거 여론조사는 전문기관에 따라 승자가 달리 나타났다. 일부 기관은 '대립 과열'을 이유로 조사결과 공개를 거부했다.
조사업체 ORC의 대규모 여론조사(응답자 6천580명)에서 이을드름 후보의 지지율이 48.3%로 나타나 47.7%의 이마모을루 후보를 근소하게 앞섰다.
반대로 조사업체 폴리미터의 메흐메트 귀날 욀체르는 자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이마모을루 후보가 많게는 50만∼100만표에 이르는 큰 격차로 이기리라 점쳤다.
이스탄불시장 선거 유권자는 약 1천60만명이다.
조사업체 게지지는 재선거로 여론 분열이 극심하다며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AKP 인사들은 자체 조사에서도 이마모을루가 앞섰다고 털어놨다고 독일 dpa통신은 전했다.
박빙 판세에서 선거 승패는 쿠르드계의 표심, 실망한 AKP 지지자의 투표율, 투·개표 공정성 등에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스탄불의 쿠르드계 중에는 과거 AKP 지지자가 많았지만 쿠르드 정치세력에 대한 에르도안 대통령 정부의 압박이 갈수록 강해지며 3월말 지방선거에서 다수 쿠르드 유권자가 이마모을루에 투표했으리라 추정된다.
또 고물가 등 경제상황에 실망해 3월 말 투표를 포기한 AKP 지지자들이 위기감을 느껴 대거 투표장으로 향한다면 승패가 뒤집힐 수 있다.
상대적으로 세속주의·야권 성향이 강한 중상층 유권자들이 여름휴가를 미루고 투표권을 행사할지도 변수로 거론된다.
일부 해외 조사기관은 재선거를 관철한 AKP가 선거부정도 감수할 가능성을 의심했다.
런던에 본사를 둔 조사·컨설팅업체 테네오 인텔리전스의 볼팡고 피콜리 공동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마모을루의 승리 가능성은 AKP가 선거부정을 얼마나 저지르느냐에 달렸다"고 꼬집었다.


최근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시장 재선거에 '거리두기'를 하는 듯한 모습이다.
3월 말 지방선거일을 앞두고 적극적 유세를 펼친 행보와는 대조적이다.
대형 현수막 등 홍보물도 에르도안 대통령의 얼굴이 사라지고 이을드름 후보만 남은 것으로 다수 교체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6일 TV로 방송된 연설에서 이스탄불 구청장 39명 중 25명이 AKP 소속이라고 강조하면서 "일주일 후 선거는 그냥 시장선거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과거 "이스탄불에서 지면 터키에서 진다"고 말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상점 진열대가 바뀐 것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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