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 네 명의 삶과 사랑…영화 '북클럽'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여성 네 명의 삶과 사랑 그리고 우정을 다룬 영화가 개봉한다.
오는 20일 관객을 찾는 영화 '북클럽'에는 유쾌함이 가득 담겨있다. 20대부터 독서모임을 통해 40년 동안 우정을 쌓은 다이앤(다이앤 키턴 분), 비비안(제인 폰더), 캐럴(메리 스틴버건), 섀론(캔디스 버겐) 이야기를 그린다. 이들 네명은 북클럽의 이달의 책으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선정하면서 새로운 사랑에 눈을 뜨게 된다.
다이앤은 1년 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에서 혼자 산다. 애리조나주에 사는 두 딸은 항상 엄마 걱정뿐이다. 어느 날 딸들을 보러 애리조나로 가던 길에서 옆자리에 앉은 미첼(앤디 가르시아)을 만나 두 번째 사랑에 빠지게 된다.
화려한 생활을 즐기는 호텔 CEO인 비비안은 연애에서도 누구보다 '쿨'하다. 그러다 첫사랑 아서(돈 존슨)를 다시 만나고 잊었던 설렘을 다시 찾게 된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캐럴은 남편 브루스(크레이그 T. 넬슨)와의 관계 때문에 최근 고민이 많다. 남편은 은퇴 후 캐럴을 멀리하고 차고에 처박혀 오토바이 수리에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에서는 엄격하지만 알고 보면 귀여운 연방법원 판사 섀론은 이혼한 전 남편이 젊은 여자와 데이트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극을 받고 온라인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만남을 찾아 나선다.
여성 중심 서사 영화가 최근 많아지지만, 여성 네 명의 사랑과 우정을 다룬 이야기는 그 이전부터 있었다. 인기 TV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부터 영화 '청바지 돌려입기' 등 주인공들의 나이는 다르지만 같은 소재는 꾸준히 영화나 드라마로 다뤄졌다. '북클럽'은 새로움을 주려고 하기보다는 익숙함을 무기로 삼는다. 주인공들이 새로운 사랑을 찾거나 기존 사랑을 재확인하는 과정은 분명 어디선가 본 구도다. 그 익숙함 속에 유쾌함이 영화를 이끌어간다.
다이앤 키턴, 제인 폰더 등 대배우들의 노련함 역시 영화의 빈 곳을 가득 채운다. 특히 중년 또는 노년 여성들의 사랑을 다뤄 인생의 그 어느 시점에도 늦은 것은 없으며 항상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네 주인공은 나이 들었다고 주눅 들지 않으며 오히려 솔직하고 당당하다.
연출을 맡은 빌 홀더먼 감독은 이 영화가 데뷔작이다.
각본과 제작을 맡은 에린 심스 프로듀서는 영화의 탄생 배경에 대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출간됐을 때 빌 홀더먼 감독이 그 책을 자신의 어머니에게 선물했다.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우리 어머니께도 책을 드렸는데 웃으면서 보셨다. 그날 이후 중년 여성들이 독서클럽에서 이 책을 읽는 이야기는 어떨까 생각해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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