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2019' 폐막…스트리밍 게임·넷플릭스 진출 등 '격변 예고'
구글·MS, 스트리밍 게임 4분기 개시…넷플릭스 내달 첫 게임 출시
펄어비스·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업체 콘솔 진출 시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게임 전시회 'E3 2019'가 13일(현지시간) 오후 사흘 동안의 행사를 모두 마치고 막을 내렸다.
E3는 규모 면에서 여러 게임 행사 가운데 가장 크다고 할 순 없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 열리는 데다 대형 게임 업체들이 주요 발표를 가장 먼저 하는 곳이란 점에서 그 위상은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올해도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대형 업체가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넷플릭스가 게임산업 진출을 공식화하는 등 굵직한 발표가 이어졌다.
행사를 주관한 미국 엔터테인먼트소프트웨어협회(ESA)는 대회 기간 모두 200여회의 전시가 진행됐고 6만6천여명이 행사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스탠리 피에르 루이스 ESA 대표는 "우리는 기록을 깼고 놀라운 혁신을 봤으며 세계를 즐겁게 한 멋진 순간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 구름 위로 새로운 물결…넷플릭스 닮아가는 게임
이번 대회의 최대 화두는 단연 스트리밍 게임이다.
3D 그래픽 등 주요 처리 과정을 사용자의 기기가 아닌 클라우드 서버가 담당하는 스트리밍 게임은 PC·콘솔·스마트폰 등 플랫폼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구형 기기로도 최신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행사 기간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공룡급' 플랫폼 업체가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인 '엑스클라우드'와 '스타디아'를 각각 올해 10월과 11일에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또 베데스다·유비소프트 등 대형 제작사도 이를 지원할 스트리밍 게임 관련 서비스 및 기술을 공개했다.
스트리밍 게임이 보편화하면 게임을 즐기기 위해 기기와 타이틀을 사서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의 이런 흐름은 영상 제작·유통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은 넷플릭스의 출현에 비견되고 있다.
◇ 넷플릭스 게임 진출…긴장하는 게임업계
게임업계가 넷플릭스를 닮아가고 있다면, 거꾸로 넷플릭스는 이번 E3를 통해 게임산업 진출을 공식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단편 SF 드라마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를 내달 게임으로 출시하는 것으로 시작으로 '다크 크리스털 : 저항의 시대' 등 여러 오리지널 콘텐츠를 게임으로 제작해 다양한 플랫폼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 한때 경쟁상대로 지목하기도 했던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개발사 에픽게임즈와도 협업할 계획을 밝히는 등 넷플릭스의 게임산업 진출은 점점 가속화될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별도의 부스나 발표회를 마련하지 않았지만, 단 한 번의 좌담회로 이번 행사 기간에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업체가 됐다.
전 세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사실상 석권한 다음 게임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넷플릭스의 움직임에 기존 게임업계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 '불모지' 콘솔로 영역 확장 노리는 국내 업체들
E3는 콘솔 시장이 우세한 북미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다 보니 PC·모바일 게임에서 강세를 보이는 국내 게임사들의 참여가 활발하진 않다. 올해 행사에도 정식 부스를 차린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
그러나 북미·유럽 지역 확장을 노리고 콘솔 게임에 진출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가장 의욕적으로 참여한 업체는 펄어비스다.
펄어비스[263750]는 이번 대회 기간에 별도 발표회를 열어 주력 게임 '검은사막'을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4분기부터 '검은사막' 모바일 버전을 북미 지역에 서비스하는 등 플랫폼·지역 확장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주력 1인칭 슈팅게임(FPS) '크로스파이어'의 엑스박스 버전인 '크로스파이어 X'를 내년에 발매하기로 했다.
이밖에 넷마블[251270]은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소재로 한 게임 'BTS 월드'의 비공식 시연회를 열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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