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에이스' 지소연의 눈물 "오늘 이길 생각만 했는데…"
이민아 "이게 우리 실력인 것 같다"…여민지 "3차전 다 쏟아부을 것"
(그르노블[프랑스]=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2연패를 당해 2회 연속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 '태극낭자'들은 아쉬움의 눈물을 훔쳤다.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스타 지소연(첼시)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그르노블의 스타드 데잘프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질 상대가 아니었는데, 해볼 만했는데…"라며 울먹였다.
이날 한국은 나이지리아에 전반 29분 자책골로 결승 골을 내주고, 후반 30분 아시사트 오쇼알라(바르셀로나)에게 한 골을 더 내줘 0-2로 졌다. 노르웨이와의 3차전이 남았으나 2연패로 16강 진출 가능성이 사실상 희박해졌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은 스타인 지소연은 1차전 프랑스와의 경기 0-4 대패에 이어 팀의 무득점 속에 책임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은 전반 시작하자마자 발목이 빠지는 부상까지 덮쳐 자신의 몫을 다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컸다.
눈물이 쏟아져 한참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초반에 좋았으나 전반에 안일하게 했던 것 같다. 작은 것에서 실수가 있었다"면서 "4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것이 허무하게 끝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오늘 이기는 생각밖에 없었다"는 말을 반복한 지소연은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죄송하다. 회복해서 3차전은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프랑스와의 1차전 때 교체로 출전했다가 이날 선발로 낙점됐던 이민아(고베 아이낙)도 흐르는 눈물을 연신 유니폼으로 닦았다.
이민아는 "이게 우리의 실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상대 팀들의 속도와 힘이 좋은 건 맞지만, 세계 대회에선 그런 것도 더 보완하고 전술적으로 잘 짰어야 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계속 지다 보니 우리가 다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축구가 요즘 좋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저희가 피해를 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라고도 말했다.
후반 조커로 투입돼 쉴 새 없이 골문을 두드렸던 여민지(수원도시공사)도 "지고 있을 때 활기를 불어넣으려고 했다. 간절하게 준비하고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너무 아쉽다"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는 "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다"면서 "노르웨이전에선 우리가 잘하는 것, 가진 것을 쏟아부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선수들도 대부분 눈시울이 붉어진 가운데 '캡틴' 조소현(웨스트햄)만큼은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한 발 더 뛰었어야 했다. 선제골 이후 선수들의 심리적 타격이 컸던 것 같다"고 자평하며 "아직 마지막 경기가 남아있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 3차전은 승리하도록 선수들을 잘 이끌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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