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이희호 평화통일 위한 헌신, 북남관계 소중한 밑거름"(종합)
"이희호 여사 서거에 심심한 애도와 위로…온겨레 잊지 않을 것"
김여정 제1부부장 통해 조의문·조화 전달
박지원 "김여정에 조문단 안와 아쉽다 했더니 가벼운 미소만"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김여솔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리희호 녀사가 서거하였다는 슬픈 소식에 접하여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고(故) 이희호 여사의 유족에게 보낸 조의문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장례위원회 부위원장인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이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전했다.
[통일부 대변인실 제공]
김 위원장은 이어 "리희호 녀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온갖 고난과 풍파를 겪으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울인 헌신과 노력은 자주통일과 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현 북남관계의 흐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으며 온 겨레는 그에 대하여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으로 끝나는 조의문에 펜으로 서명했다. 조의문 상단에는 국무위원회 휘장이 금장으로 새겨져 있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통해 이날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조의문과 조화를 남측에 보내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호 통일부 차관, 박지원 의원 등은 김 위원장의 조의문과 조화를 받아 빈소로 이동, 이 여사 유족에게 전달했다.
정 실장은 조의문과 조화를 이 여사 영전에 바치면서 김 전 대통령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각별한 애도의 뜻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조화는 흰색 국화꽃으로 꾸며진 원형 화환이었으며, '고 리희호 녀사님을 추모하여, 김정은'이라고 적힌 검은색 리본이 달려 있었다.
박 의원은 빈소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10년 전 김 전 대통령 서거 때 북한 조문사절단 6명이 오셔서 김 전 대통령 영전에 조의를 표하고 이 여사와 면담을 했고, (방남 기간을) 연장해 청와대를 방문하고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했던 일을 김 부부장에게 소개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이 여사님 서거에 조문 사절단이 오시지 않아 대단히 아쉽다고 했더니 김 부부장이 가벼운 미소로 답변을 대신했다"며 "저는 그러나 김 위원장께서 정중한 조의문과 조화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김 부부장을 수차례 만나 개별적으로 담소를 나눠봤지만, 공식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처음 들었다. 참 똑똑하고 잘 한다고 느꼈다"며 "어느 때보다도 이번이 가장 건강해 보였다. 얼굴이 굉장히 좋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부부장이 미소를 지었지만 단호할 때는 단호하게 얘기했다"며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고 강조할 때 특히 단호했다"고 덧붙였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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