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택 수협회장 "노량진 구시장, 법과 원칙 외 대안 없다"
"수출·가공 늘려 수산물 수요 확대…유통 변화 이루겠다"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임기 석 달째를 맞는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일부 상인과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르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임 회장은 12일 오후 세종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수협이 할 수 있는 노력은 충분히 해왔던 만큼, 법과 원칙에 따른 해결 외에는 더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더 협상하고 양보할 부분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상황"이라며 "수협은 300억 원대 추가 지원책까지 제시하면서 (구시장 잔류 상인을 상대로) 설득을 지속했지만, 끝까지 이전하지 않고 법원의 명도집행까지 불법으로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회장은 "시장과 무관한 외부단체 소속 인원만이 목소리를 키우며 갈등을 키워가는 이 상황은 국민의 일반적인 상식이나 사회 정의에서도 한참 벗어나 있다"며 "어업인과 수협의 자산에 대한 심각한 침해와 이로 인한 손실이 더는 지속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따라 조속한 해결이 이뤄지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시장을 더욱 활성화하고 상인의 영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 기존에 논의된 지원 방안이 잘 이행되도록 챙겨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대형선망수협 조합장 출신으로 대진수산 대표이사와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회장도 맡고 있다. 지난 2월 수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다른 두 후보를 누르고 새 회장에 올랐다.
그가 이끄는 수협은 역점 사업으로 수산물 유통 혁신을 통한 '더 강한 수협, 더 돈 되는 수산'을 내세우고 있다. 수협은 2016년 사업구조를 개편한 이래 중앙회, 은행, 조합 등 각 조직에서 연간 세전 5천억원 규모의 이익을 내고 있다.
임 회장은 "이제는 어업인과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수산물 유통의 변화를 이루겠다"며 "공적자금을 조기에 상환해 수협이 은행에서 거둔 이익으로 어업인을 지원하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돌려주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수출·가공 등 새로운 유통 경로를 발굴하고, 식재료 가공산업과 의생명공학분야 재료산업 등으로 수산물 수요를 확대하겠다"며 "수협이 단순하게 원물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수출·가공 수요를 확대해 생산 물량을 흡수하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현재 수산물 유통은 쌀 때 수매해 쌓아두고 시세 좋을 때 내다 파는 구조로 중간유통업자만 이익을 보는 구조"라며 "특정 어종이 대량 생산되면 그것을 국내에 풀 것이 아니라 해외로 내보내면 어가 교란도 막을 수 있고, 어업인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 조업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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