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톤' 대회장 찾아 '친환경 미래도시' 과제 직접 제시
스타트업 쇼케이스 현장 방문…스마트보청기 보며 "성장가능성 높을 것" 언급
노키아 회장 혁신성장 사례발표도…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도 '멘토'로
(헬싱키=연합뉴스) 이상헌 임형섭 기자 = 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헬싱키 파시토리니 회관에서 열린 '스타트업 서밋' 행사를 방문했다.
이 행사는 한국과 핀란드 양국에서 모인 창업기업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해 스타트업과 혁신성장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문 대통령은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나란히 행사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문 대통령은 우선 창업을 준비하는 한국과 핀란드 양국 대학생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경연하는 '해커톤 대회'에 들러 직접 문제를 냈다.
문 대통령과 니니스퇴 대통령은 '친환경 미래도시(eco-friendly green city of future)'를 경연 주제로 제시했다.
경연에 참여한 60여명의 학생은 조를 나눠 이틀간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 결과물을 발표하게 된다.
문 대통령은 "핀란드 정부와 한국 정부는 백지상태에서 스마트 시티 건설하는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여러분이 미션을 잘 수행하면 양국의 스마트 시티에 (아이디어가) 채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여러분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혁신의 주역"이라며 "핀란드와 한국, 더 크게는 세계의 미래가 여러분의 어깨 위에 있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핀란드의 스타트업을 주도하는 '알토이에스'는 알토대학교 내 소독약을 보관하던 한 창고를 창업동아리로 사용하면서 시작됐다고 들었다"며 "핀란드 대학생이 창업한 스타트업이 인공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정부, 대기업, 국가연구소가 중심이 아니라 인공위성 수업을 듣던 대학생들이 모여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참으로 놀랍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국 청년들의 혁신 능력도 뒤지지 않는다"며 "과거 청년들의 벤처 붐이 외환위기 극복의 원동력이 됐고, 지금도 청년 스타트업이 중심이 돼 제2 벤처 붐을 확산시켜 혁신성장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여러분은 학생이면서 동시에 혁신창업가"라며 "양국 정부는 여러분이 혁신의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놀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인사말을 한 후 학생들과 '셀카'를 찍으며 대회에서 선전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
한편 중소기업청은 이번 '해커톤' 경연에 김봉진 배달의민족 대표, 이수진 야놀자 대표도 멘토 등도 '멘토'로 학생들을 도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서밋 프로그램의 하나인 혁신성장 포럼장으로 향했다.
이 곳에서 문 대통령은 '인구수 대비 스타트업 수가 가장 많은 나라',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로 지칭하며 "핀란드가 스타트업 선도국가가 된 것은 혁신의 힘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핀란드의 변화는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에 있었던 한국에도 큰 공감을 준다"며 "한국 정부도 혁신 창업 국가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니니스퇴 대통령도 축사에서 "한국과 핀란드는 공동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리의 경쟁력과 사회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큰 노력을 해야한다"며 "우리는 혁신함으로써 도전 과제에 함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스타트업을 지원함에 있어 양국 협력을 강화하자는 제안을 했다. 한국의 코리아 스타트업 거점센터 핀란드 설치를 환영한다"며 "함께 국제 시장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에서는 리스토 실라즈마 노키아 회장, 한국 스타트업 스페클립스의 변성현 대표 등이 혁신성장을 주제로 사례발표를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행사장을 떠나기 전 현장에 마련된 스타트업 기업들의 쇼케이스 현장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태양열 발전기술을 활용한 초고속 배터리 충전기술을 가진 핀란드 기업의 부스를 들러, 태양광 패널을 보면서 "이런 정도의 패널이 있으면 태양광 발전으로 여러 필요한 에너지를 일으킬 수 있겠다. 군용 뿐 아니라 민간인의 하이킹이나 트래킹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심을 보였다.
한국의 자가검진을 통해 보청기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스마트보청기 제작업체인 '올리브 유니온' 부스를 찾아서는 "한국에서는 청력검사를 자가로 하는 것이 규제를 받지는 않느냐"고 질문하고, "고령화 사회에서 보청기가 필요한 이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해커톤 행사장에는 LG전자가 제공한 '롤러블 TV' 2대가 설치되기도 했고, 삼성전자가 제공한 146인치 모듈러 TV도 행사장 입구에 배치됐다.
honeybee@yna.co.kr,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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