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상승…韓 리먼사태·日 거품붕괴 후 사무·서비스직과 역전
시간외 수당 못 받는 관리직 '장시간 근무'가 원인 추정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한국과 일본의 관리직과 전문직에 종사하는 남성은 유럽에 비해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도쿄(東京)대와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 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논문을 영국 의학·공중위생 전문지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1일 전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경우 전문직·관리직의 사망률이 불황기에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한·일 양국 외에 영국, 스위스를 포함한 유럽 8개국 등 10개국의 1990~2015년 35~64세 남성의 사망률과 직업 관계를 분석했다.
한국은 리먼 사태 이후인 2000년대 후반, 일본은 거품경제 붕괴 후인 1990년대 후반부터 그때까지 가장 낮았던 관리직과 전문직 사망률이 사무직과 서비스직 등의 사망률을 앞서는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사망원인으로는 암과 자살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공장이나 건설, 운수업 종사자의 사망률은 한국과 일본이 유럽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후반에 특정 직업 종사자의 사망률이 높아지지는 않았다. 관리직과 전문직 사망률이 가장 낮고 사무, 서비스직종 등의 사망률이 높은 추세에 변화가 없었다.
연구에 참여한 고바야시 야스키(小林廉毅) 도쿄대 교수는 "일본은 불황기에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지 못하는 관리직일수록 장시간 근무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일본은 유럽보다 남성의 직업별 사망률 상황이 크게 다른 만큼 요인을 분석해 일하는 세대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논문은 https://jech.bmj.com/content/early/2019/06/07/jech-2018-211715에서 읽을 수 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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