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연속근무' 서울의료원 미화원 사망…市 "개인사정 교대"
노조 "과로에 의한 감염" 의혹 제기…서울시 "감염 가능성 낮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에서 일하던 60대 미화원이 갑자기 숨진 것과 관련 '과로에 의한 감염'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서울시는 "개인 사정으로 근무일정이 조정된 것이며 감염 가능성도 낮다"고 밝혔다.
10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새서울의료원분회에 따르면 서울의료원 미화원 심모(60) 씨는 지난 4일 출근했다가 복통을 호소하며 조퇴했다.
심한 구토와 코피 증세를 보이던 심씨는 당일 오후 7시께 서울의료원 응급실에 입원했으나 이튿날 오전 8시10분께 숨졌다. 사인은 폐렴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심씨가 올해 들어 12일 연속근무를 여러 차례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과로에 의한 감염 의혹을 제기했다. 심씨는 숨지기 직전에도 주말을 포함해 12일 동안 연속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심씨 동료 중에는 18일 연속 근무한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미화원 인력이 2015년 무기계약직 직고용으로 전환되면서 기존 68명에서 58명으로 10명 줄어든 탓이라고 노조는 지적했다.
노조는 또한 서울의료원 의료폐기물 수거 업체의 소각로가 고장 나면서 미화원들이 자주 오가는 병원 지하에 의료폐기물이 지난달 22일 발생분부터 최장 20일 가까이 방치돼 있었다고 밝혔다. 일반의료폐기물은 5일 이내, 격리 의료폐기물은 2일 이내에 소각 처리하도록 규정돼 있다.
서울의료원 측은 노조가 지난 7일 심씨 사망과 관련한 성명서를 내자 하루 만에 폐기물을 모두 치웠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인은 본인의 개인 사정(지인 결혼식)으로 동료 근무자와 협의하여 차주 근무일을 앞당겨 근무한 것"이라며 "서울의료원 청소미화원의 근무시간은 주 45시간(평일 8시간, 주말 오전 5시간)으로 근로기준법(주 52시간)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또한 "2015년 직접고용으로 전환된 인력은 58명으로, 2014년 외주용역 시 운영됐던 미화원 인원 58명과 동일하다"고 반박했다.
시는 서울의료원 미화원 수는 2011년 69명이었으나, 2013년 인력 재산정 및 업무 내용 조정을 통해 점차로 인력이 감소했으며 인력이 줄어든 것이 직고용 전환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감염 의혹과 관련해서는 "고인은 병원 외곽에 쓰레기 수거 업무를 담당하였고, 당시 의료폐기물 처리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아 고인의 사망원인이 의료폐기물로부터의 감염일 가능성은 낮다"고 해명했다.
시는 "이날 나온 고인의 혈액검사 결과 실제 사망원인의 병원균은 폐렴, 간농양 등의 원인균인 클렙시엘라균으로 확인되었다"며 "감염내과 전문의에 따르면 이는 주로 간경화, 당뇨 등의 기저질환자에게서 발견되고 의료폐기물로부터의 감염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의료원에서는 지난 1월 서지윤 간호사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신규 간호사에 대한 가혹 행위인 이른바 '태움'이 사망의 원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일과 별개로 서울의료원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해 인력 운영 및 관리시스템 상에서의 문제점은 없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실질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