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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만에 끝난 멕시코 관세소동…"진부한 트럼프식 협상드라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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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만에 끝난 멕시코 관세소동…"진부한 트럼프식 협상드라마"(종합)
가혹한 조치 위협→마감시한 설정→양보 압박→불완전 합의→승리 주장
NYT "'위협 대장' 주연 드라마"…폴리티코 "트럼프의 벼랑끝 전술 한계"



(워싱턴·뉴욕=연합뉴스) 백나리 이준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이민 대응책으로 '대(對) 멕시코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가 8일 만에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그의 불안정한 협상 스타일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미 언론들이 9일(현지시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멕시코에 불법이민 강경 대응을 주문하며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으며 5% 관세 부과를 사흘 앞둔 지난 7일 협상을 타결하면서 '멕시코 관세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제작 드라마가 익숙한 영웅으로 끝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멕시코 협상은 트럼프식 접근법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능숙한 협상가로 자평하고 있지만 '벼랑 끝 위기' 속에 별다른 성과 없이 시한 직전에 일방적으로 승리를 주장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혹한 조치로 상대방을 위협하고, 마감 시한까지 설정해놓고 양보를 압박하다가, 결국 파국을 피하면서 자체적으로 승리를 선언하는 방식이다.
성과는 불분명하지만 이러한 '협상 드라마'의 주인공은 역시나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을 지낸 네드 프라이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위기를 만들어내 자신의 기반을 다진다"며 성공의 정의를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강경입장을 취하는 척하다가 실질적 성과 없이 해법을 내놓는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TV 리얼리티쇼를 진행하면서 했던 것처럼, 무모할 수 있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게 관객들을 긴장시킨다"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예측 가능한 유일한 것은 예측 불가능성"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별도의 기사에서 미국과 멕시코가 전격 타결한 '불법이민 방지 방안'이 몇 달 전부터 합의된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관세 카드'로 멕시코로부터 극적 양보를 얻어낸 것처럼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멕시코가 과거에 제안했던 합의 내용을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정작 트럼프 행정부가 새롭게 요구했던 방안은 멕시코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멕시코 위기가 트럼프의 벼랑 끝 전술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패턴을 되짚었다.
이번 멕시코 협상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위협에도 원하는 것을 다 못얻었으며 미국에서 망명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중미 이민자 일부가 멕시코에 머무는 것 이상은 얻어내지 못한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멕시코가 국가방위군의 배치를 통해 중미 이민자들의 미국행을 차단하는 것도 이번 합의에 포함됐지만, 이는 이미 멕시코가 이행하고 있는 것이라는 전문가의 진단도 곁들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모호한 합의에도 승리를 선언하고 자축했으며 비판적 언론에는 또다시 '가짜뉴스'라고 반격했다.
폴리티코는 이러한 패턴이 이제는 진부해졌다면서 이번 '야단법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이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는 게 노출됐고 예측 가능성이 커져 상대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전략을 썼을 수 있는 영역으로 국경장벽 건설자금 확보를 위한 연방정부 업무정지(셧다운)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협상,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거론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도 트럼프 대통령을 '위협 대장'(threatener-in-chief)라고 지칭하고 "절대 이행하지 않은 수많은 위협을 내놨다"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거나 지난 2017년 북한에 대해 '화염과 분노'를 언급한 것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위협 사례'들을 나열하기도 했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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