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양 중 유실 틈 없게"…침몰 유람선 사방 둘러싸고 3단계 수색
韓·헝가리, 선체 인양 계획 수립…양국 공동작전
조타실-갑판-선체 안 순서로 진행…선체 내 실종자 발견되면 韓대원이 수습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이광철 하채림 특파원 정래원 기자 = 헝가리에서 한국 관광객 투어 중 침몰한 유람선을 인양하는 작업의 핵심은 선체 내부 유실을 철저히 차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과 헝가리 수색당국은 인양 작업의 네 면을 크레인(하류 남쪽방향)과 바지 3척(좌·우현과 상류 북쪽방향)으로 완전히 둘러싸고, 단계적으로 수색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헝가리 경찰 대(對)테러센터가 지휘하는 수색팀은 9일(현지시간) 6개 강선으로 구성된 인양용 와이어(본 와이어)로 가라앉은 '허블레아니호(號)' 선체 4부위를 감싸는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헝가리 측은 인양 중 선체가 균형을 잃지 않게끔 최적의 결속 위치를 잡는 데 노력을 쏟았다.
선체 결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본 와이어에 로프를 연결하는 작업까지 이날 안에 끝낼 계획이다.
앞서 허블레아니 남쪽에 도착, 대기하고 있는 크레인 '클라크 아담'은 이 로프를 끌어올려 선체를 바닥에서 들어올리게 된다.
클라크 아담은 선체가 안정을 유지하도록 최대한 느린 속도로 인양을 진행하게 된다.
수면에는 수습 작업을 진행하고 인양 중 유실 우려를 줄이기 위해 선체 양옆과 선미(상류)에 바지 3척이 빈틈없이 배치된다.
우현(강 중심) 쪽 '거치 바지'에는 수색대원이 선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해주는 '폰툰'(Pontoon), 즉 연결부교가 설치된다.
좌현(강변) 쪽 '작전 바지'에는 작전 지휘인력과 방역팀이 자리를 잡는다.
수중 인양 단계가 순조롭게 끝나고 선체 윗부분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면 먼저 헝가리 대원이 창을 통해 조타실 내부에 아직 실종 상태인 헝가리인 선장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한다.
두번째로 선체가 갑판 부분까지 올라온 단계에서 갑판을 수색하고 수습에 방해가 될 수 있는 각종 구조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선체를 조금 더 올려 선체의 창문이 다 드러나면 선체에 가득 찬 물을 빼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허블레아니호의 원래 무게는 50t이며, 선체를 채운 강물의 무게까지 합치면 총중량이 100∼150t으로 추정된다.
선체 내 물높이가 허리 정도로 낮아지게 되면 창을 전부 깨고 한국과 헝가리 수색대원 각 2명이 선체 안으로 투입된다.
선체에서 발견되는 시신은 현장 요원들이 수습한 뒤 경찰 보트로 병원으로 옮길 예정이다.
정부합동신속대응팀의 지휘관인 송순근 주(駐)헝가리 한국대사관 국방무관은 이날 부다페스트에 설치된 지휘소에서 "선체 안에서 실종자 시신이 발견되면 이때부터는 한국 수색팀이 수습을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변 쪽 바지에서는 방역 작업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된다.
선체를 인양함에 따라 혹시 아래에 놓인 시신이 유실될 가능성에 대비해 인양 지점 주변에는 경비정이 경계를 유지한다.
이날 한국 수색팀은 폰툰이 설치된 바지에서 업무 분담계획을 점검하는 리허설을 진행했다.
실종자의 시신 수습 과정이 일반에 드러나지 않도록 인양 작업 중에는 머르기트 다리와 강 양측 교통이 통제된다.
헝가리 당국은 가족에게만 작업 현장 참관을 허용하기로 했다.
전체 인양작전 소요 시간과 관련, 송 무관은 "작전 중 어떤 돌발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을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양국은 선체 파손 등 돌발사태에 대비한 대응계획도 마련했지만 그 계획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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