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매치킹' 이형준, 4년 만에 매치플레이 정상 탈환(종합)
데상트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첫 두 번 우승…통산 5승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이형준(27)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4년 만에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이형준은 9일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복병' 서요섭(23)을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물리쳤다.
2015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이형준은 챔피언에게 수여하는 펭귄 조형물을 1개 더 추가하게 됐다.
10회째를 맞은 데상트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두 번 우승은 이형준이 처음이다.
이형준은 2015년 우승에 이후 3년 동안 6위-3위-3위-우승 등 이 대회에서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여 '매치플레이' 최강자라는 명성을 굳혔다.
이형준은 "매년 좋은 성적을 내는 대회라 이번에도 기대를 했다. 최근 대회에서 부진하면서 침체했는데 이 대회를 앞두고 휴식을 취하면서 샷 감각도 조율하고 마음을 다잡았던 게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2017년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 제패 이후 2년 만에 통산 5승 고지에 오른 이형준은 우승 상금 2억원을 받아 상금랭킹 2위(3억8천587만원)에 올랐다. 또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랭킹도 2위로 끌어 올렸다.
지난해 우승 없이 제네시스 대상을 받았던 아쉬움도 털어낸 이형준은 코리안투어 첫 상금왕과 대상 2연패를 향해 시동을 걸었다.
이형준은 "올해 목표는 상금왕"이라고 못 박고 "상반기를 상금랭킹 1위로 마치고 싶다. 6월 첫 대회를 잘 마쳤고 이어지는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도 내가 좋아하는 코스(경기도 용인 88컨트리클럽)에서 열리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64강전, 32강전에 이어 16강 조별리그 3차례 매치 등 5연승을 거두고 결승에 오른 이형준은 무명이나 다름없는 서요섭을 맞아 낙승이 예상됐다.
2016년 데뷔한 서요섭은 4년 동안 통산 상금이 1억2천만원에 불과해 이름값에서는 이형준과 비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형준처럼 5연승을 달리며 결승에 올라온 서요섭은 만만치가 않았다.
이형준은 5번 홀까지 3홀을 따냈지만, 서요섭의 반격에 6∼8번 홀을 내줘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10번 홀부터 16번 홀까지 이형준과 서요섭은 3차례 1홀 리드와 3차례 동타를 주고받는 접전을 펼쳤다.
18번 홀(파5)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둘은 18번 홀에서 치른 두 차례 연장전까지 팽팽히 맞섰지만, 연장 세 번째 홀은 싱겁게 결판이 났다.
샷 실수가 잦았던 서요섭이 드라이버로 친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깊은 덤불로 날아갔고 세 번째 샷은 벙커에 빠졌다. 8m 파퍼트는 빗나갔다.
세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이형준은 두 번의 퍼트로 가볍게 파를 잡아내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형준은 "실수를 하면서 홀을 내줘 힘이 좀 빠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재역전을 한 뒤부터 다시 적극적으로 경기했다"면서 "질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지만, 서요섭은 근육질 몸매에서 뿜어나오는 파워 스윙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생애 최고 상금 1억원을 받는 알찬 수확을 거뒀다.
서요섭은 64강전에서 KB금융 리브 챔피언십 우승자이자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 서형석(22)을 꺾어 파란을 예고했고 32강전과 조별리그 3차전까지 5연승을 질주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결승에서도 서요섭은 거침없이 장타와 예리한 아이언샷, 그리고 배짱 넘치는 플레이로 이형준에게 맞서 차세대 스타를 예약했다.
이성호(32)는 3~4위전에서 박성국(31)을 2홀 차로 따돌리고 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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