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또 트럼프 작심비판…"위협과 분노발작은 협상법 아냐"
관세위협 앞세운 멕시코 불법이민방지 협상 맹비난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위협을 앞세워 멕시코와 불법 이민방지 협상을 타결한 것에 대해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8일(현지시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우방이자 이웃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무모하게 위협해 세계에서 미국의 탁월한 리더십 역할을 약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와 의미 있는 방법으로 협력하기 위해 훨씬 많이 노력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못한 건 비양심적이며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은 또 "위협과 분노발작(temper tantrum)은 외교 정책을 협상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평소 트럼프 대통령이 보인 다혈질 모습을 '분노발작'이라며 비판해왔다.
그는 이번 합의가 멕시코에 이민자들이 머무르게 하는 미 행정부의 실패한 정책이 확대된 것으로, 망명 신청자의 권리를 침해하며 중미 이민의 근본 원인을 다루지 못한다고 깎아내리면서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멕시코는 전날 공동선언문에서 멕시코가 밀입국 조직 단속 등을 포함해 중미 이민 행렬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망명을 신청한 이민자들이 심사 완료 때까지 멕시코에 머물게 하고 멕시코는 이들에게 거주지와 교육, 일자리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성명과 관련, "펠로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외교 정책을 맹비난했다"고 전했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이 발언은 트럼프와 펠로시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말했다.
앞서 펠로시 의장은 4일 민주당 지도부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보다는 퇴임 후 수감을 원한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초조한 낸시 펠로시가 그런 역겨운 언급을 하다니 그 자신과 가족에게 수치"라고 공격했고 언론 인터뷰에선 "낸시 펠로시는 재앙"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날도 트위터에 "초조한 낸시와 하원 민주당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비준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z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