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11일 동안 4경기 뛴 정정용호, 4강행 관건은 '체력'
장거리 이동에 8강 상대 세네갈보다 하루 덜 쉬고 맞대결
(비엘스코-비아와[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이제 한고비만 더 넘으면 '멕시코 4강 신화'를 재현하는 한국축구의 미래들에 체력 회복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9일 오전 3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에서 세네갈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을 치른다.
5일 루블린에서 일본과 16강전을 벌여 1-0으로 이긴 대표팀은 세네갈만 넘어서면 36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로 대회 4강에 오른다. 4강은 1983년 멕시코 대회 때 달성한 우리나라의 이 대회 최고 성적이다.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등이 속한 이른바 '죽음의 조'에서 2승 1패, 조 2위로 당당히 16강에 오른 대표팀은 숙적 일본마저 꺾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 아시아 4개 국가 중 유일하게 8강에 올랐다.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1로 패했을 뿐,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1-0 승)을 시작으로 아르헨티나(2-1 승), 일본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둬 어린 태극전사들은 자신감에 넘친다.
하지만 연거푸 격전을 치른 선수들의 체력은 걱정이다.
대표팀은 지난달 25일 포르투갈전을 시작으로 현지시간으로 11일 동안 4경기를 치렀다.
그러고는 사흘을 쉰 뒤 세네갈과 맞붙는다.
게다가 일본전 이튿날인 5일은 루블린에서 약 400㎞ 떨어진 비엘스코-비아와로 이동하느라 하루를 다 썼다.
현지시간 오전 11시 버스로 루블린 숙소를 떠난 대표팀은 크라쿠프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잠시 휴식하는 등 9시간을 이동해 오후 8시쯤에 비엘스코-비아와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이에 반해 세네갈은 우리보다 하루 먼저 우치에서 나이지리아와 16강전(2-1 승)을 치르고 약 260㎞를 이동해 비엘스코-비아와에 도착했다.
물론 대표팀은 16강전에서도 한국보다 이틀을 더 쉰 일본을 맞아 후반에 승부수를 띄워 값진 승리를 일궜다.
하지만 점점 지쳐가는 선수들에게 하루 치의 휴식은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정정용 감독이 일본전이 끝나고 가장 걱정한 것도 이 대목이다.
정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세네갈과의 16강전 준비와 관련해 "전략, 전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뛸 수 있는 컨디션 회복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자신감이 있는 건 좋은데 경기장에서 뛰어다닐 힘이 필요하니 그 부분에 집중해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별리그) 세 경기에 초점을 맞춘 게 사실이다. 그 뒤로는 자신감이라고 생각했다"라고도 얘기했다.
골키퍼 이광연(강원)뿐만 아니라 중앙수비수 이재익(강원), 왼쪽 측면 수비수 최준(연세대)은 이번 대회 4경기를 모두 풀타임 뛰었다.
에이스 이강인(발렌시아)도 3경기에서 풀타임 출전하는 등 353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일본전에서도 지친 기색이 보였던 이강인은 경기 후 "몸이 갈수록 힘든 것은 사실이다"라면서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짧은 기간에 많이 뛴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어렸을 때는 많이 그랬지만 최근에는 없다. 체력이 남아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좋은 경험 같다. 힘든 경기를 하면서 성장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르투갈과의 이번 대회 첫 경기를 치렀던 비엘스코-비아와로 돌아온 대표팀은 이틀 동안 회복을 하면서 세네갈을 누를 전술도 다듬어야 한다.
정 감독은 "아직 체력이 남아 있는 선수도 있다"면서 "그 친구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보겠다"며 고민에 들어갔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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