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회 현충일추념식…"대한민국이 당신을 기억합니다"(종합)
1만명 모여 순국선열·호국영령 추모…전국서 추모사이렌·21발 예포 발사
DMZ화살머리고지서 발견된 박재권 이등중사 유가족 등에 유공자 증서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이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됐다.
올해 추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국가유공자 및 유족, 각계대표, 시민, 학생 등 1만여 명이 참석했다.
추념식은 오전 10시부터 1분간 전국적으로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맞춰 추모 묵념을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 사이렌에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의미가 담겼다. 추모 과정에서는 희생과 공헌을 기리기 위한 21발의 예포도 발사됐다.
이날 추념식에는 휴가 중 원효대교에서 강에 빠진 여고생을 구출한 황수용 하사, 대구저수지에서 물에 빠진 남성을 구한 김대환 경위, 전남해남소방서 근무 중 강원도 산불 진화를 위해 가장 멀리서 지원을 나간 정의성 소방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대표 자격인 김규태 상사 등이 참석했다.
특히 최근 청해부대 최영함의 입항식 도중 홋줄 사고로 순직한 고 최종근 하사의 아버지 등 유가족들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추모사 도중 고 최종근 하사를 언급하며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고인을 국립대전현충원에 모셨다"면서 "(유족들에게)따뜻한 박수를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올해 유해가 발굴돼 신원이 확인된 고(故) 김원갑 이등중사, 박재권 이등중사, 한병구 일병 등 세 명의 6·25전사자 유가족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직접 전달했다.
박재권 이등중사의 경우 작년 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시작된 남북 공동 유해 발굴 작업을 위한 지뢰제거 작업 과정에서 국군전사자 유해로는 처음으로 발굴돼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애절한 추모연주와 편지낭독, 합창 등 추념공연도 이어졌다.
먼저 위패봉안관에서 '알비노니의 현과 오르간을 위한 아다지오'를 첼로와 건반으로 연주하는 영상이 상영되고, 6·25 전장으로 떠난 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남편을 향한 그리움을 담은 김차희(93) 씨의 편지를 배우 김혜수 씨가 대신 낭독했다.
김차희 씨의 남편 성복환 일병은 1950년 8월 10일 학도병으로 입대해 1950년 10월 13일 백천지구 전투 중 전사했다. 현재까지 유해는 수습되지 못했다.
김혜수 씨는 "할머니께 이곳 서울현충원은 할아버지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지금 이 편지를 듣고 계실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할머니를 대신해 오랜 그리움과 간절한 소망을 전하고자 한다"며 편지를 낭독했다.
"어느 세월 내게 남겨진 것은 당신의 사진 한장 뿐이다. 뒤돌아보면 그 가혹한 세월을 어떻게 살아왔는지…"와 같은 절절한 사연이 낭독되자 현장은 더욱 숙연해졌다.
이어 소프라노 신영옥 씨가 우리 가곡 '비목'을 대학연합합창단, 국방부 중창단과 함께 합창하기도 했다
이날 전국 충혼탑에서는 17개 시·도와 226개 시·군·구 주관으로 지자체 단위 추념식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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