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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美 대사관, 톈안먼 시위 30주년에 '조기' 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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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美 대사관, 톈안먼 시위 30주년에 '조기' 게양
소셜미디어에는 中 정부 시위 유혈진압 동영상 게재
주미 中 대사관은 "중국 인권 상황 역사상 가장 좋아" 반박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30주년을 맞아 주중 미국 대사관 등이 조기(弔旗)를 게양하고 소셜미디어에는 시위 유혈진압 동영상을 올렸다고 홍콩 빈과일보 등이 5일 보도했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 4일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면서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한 사건을 이른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톈안먼 시위 30주년인 전날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과 홍콩, 상하이, 광저우(廣州), 청두(成都), 선양(瀋陽), 우한(武漢) 등의 미국 총영사관에는 일제히 조기가 게양됐다.
주중 미 대사관 등은 조기를 게양한 이유에 대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버지니아비치시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홍콩 언론은 톈안먼 시위 30주년에 조기를 게양한 것을 우연으로 보기는 힘들며, 톈안먼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주중 미국 대사관은 톈안먼 시위와 중국 정부의 유혈진압 장면 등을 담은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이 동영상에는 '수백 명 아마도 수천 명이 사망했으며, 더 많은 사람이 부상했다'는 자막이 담겼다.
이는 톈안먼 시위 유혈진압으로 인한 희생자 수가 300명에 못 미친다는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를 은연중에 부정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홍콩 주재 독일 총영사관도 소셜미디어에 톈안먼 시위를 추모하는 글을 게재하고 톈안먼 시위 유혈진압을 '대학살'이라고 표현하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주미 중국 대사관은 "미국은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을 엄중하게 위반하고 있다"면서 "중국 내 각 민족의 생활 수준은 현저하게 나아졌으며, 중국의 인권 상황은 역사상 가장 좋다"고 반박했다.
한편 전날 베이징에서는 '톈안먼 어머니회' 회원들이 완안(萬安) 공공묘지에서 톈안먼 시위 희생자에 대한 추모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톈안먼 시위의 희생자 유족들은 '톈안먼 어머니회'를 결성해 중국 정부에 톈안먼 시위 진상 조사와 진압 책임자 처벌 등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톈안먼 시위가 발생한 지 30년이 지나면서 '톈안먼 어머니회' 회원 중 55명이 이미 세상을 떠났으며, 남은 회원은 126명이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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