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파격적인 기후변화 대책 제시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제로', 오바마보다 진전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오바마 행정부 시절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성사시켰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20 민주당 대선주자로 오바마 성과를 뛰어넘는 야심 찬 기후변화 공약을 제시했다.
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오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0)'로 감축하고 향후 10년간 청정에너지 개발을 위해 1조7천억 달러(약 2천조원)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산화탄소 오염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0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민주당 내 진보층으로부터 부정적 반응에 직면해온 바이든이 파격적인 기후변화 공약을 내놓았다는 평가이다.
NYT는 비교적 온건한 바이든이 제시한 획기적인 기후변화 공약은 기후변화 분야에서 민주당이 지향하는 매우 전향적인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의 기후변화 공약은 민주당 내 소장파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의원이 제안한 급진적인 '그린 뉴딜'(GND)의 목표와도 유사하며 GND가 구체적 방안이 결여된 다소 이상적인 구상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바이든의 공약이 한발 더 나아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2020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건강보험에 이어 기후변화가 당원들의 두 번째 주요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의회가 오는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 오염에 대해 가격을 매기거나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상당수 경제전문가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옹호하는 정책으로 지난 2010년 당시 오바마 행정부가 시도했다 공화당의 반대로 실패한 바 있다. 또 향후 10년간 기업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 감면을 원상복구한 재원으로 청정에너지와 기타 이니셔티브에 1조7천억 달러를 투자하는 한편 주와 민간, 지역 기금 등을 통해 모두 5조 달러를 기후변화 분야에 조달토록 하고 있다.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제로 공약은 '2025년까지 2005년 수준에서 26~28% 감축하겠다'는 앞서 오바마 행정부 공약을 넘어서는 것이다.
바이든은 아울러 오염으로 '불평등하게' 피해를 보는 소수 및 빈곤층을 지원하기 위한 환경정의프로그램을 약속하고, 공공부지에 대한 새로운 석유 및 가스 탐사 허가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바이든이 제시한 환경공약에 대해 환경행동가들은 4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코르테스의원의 GND를 옹호해온 환경그룹 '선라이즈 무브먼트'의 바사니 프라카시 회장은 바이든 후보가 "GND를 수용하고 기후변화를 미국과 세계가 당면한 최대 도전으로 지목하는 등 포괄적 기후변화계획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결국 압력이 통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전 부통령에 이어 같은 민주 대선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도 2조 달러 규모 '녹색제조업 계획'(green manufacturing plan)의 일부로 독자적인 기후변화 계획을 제시했다.
국립청정에너지연구소를 설립해 미국산 재생에너지기술에 연방 재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민주당 내 기층에서 기후변화 대책 요구가 높아지면서 민주 후보들은 저마다 기후변화를 주요 선거 이슈로 삼고 있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선거유세 대부분을 기후변화에 맞추고 있다.
민주당 여론조사요원인 닉 구어비치는 "지금 민주당 기층에 기후변화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면서 "이는 미래에 관한 것이며 현 대통령이 악화시켜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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