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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오르면 짧게 여행이라도" vs "자영업자에겐 사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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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오르면 짧게 여행이라도" vs "자영업자에겐 사약"
최저임금 공청회서 노동자-자영업자 입장 극명히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또래 친구들에게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어떨 것 같냐'고 물어보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합니다. '돈을 모아 짧게 여행도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꿈을 꾸듯 말합니다."(전직 아르바이트 노동자)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려 임금 지불 능력이 있는 업체를 지불 능력이 없는 업체로 만들어 강제로 퇴출하는 현재 상황에 모든 업주는 부당함을 느낍니다."(편의점주)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놓고 5일 열린 토론회에서 저임금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며 '을(乙)과 을'의 대립 구도가 여실히 드러났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착수한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최저임금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노동자와 사용자 대표 3명씩 참석해 최저임금에 관한 각자의 생각을 발표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 지금은 쉬는 상태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종은 씨는 "최저임금에 관해 같이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물어보면 많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노동 강도에 비하면 임금이 적다고 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털어놨다.
박 씨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얼마 정도 인상되면 좋을 것 같냐'고 물어보면 하나같이 '1만원대'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저도 그렇지만, 자취하는 또래 친구들은 최저임금이 정말 적다고 하고 아끼고 아껴야 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며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은 존중받는 노동과 일터를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자 대표들은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반감시킨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도 문제로 지적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금융노조 금융안전지부의 이동훈 위원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최저임금이 16.4% 인상돼 사업장에서 직원들이 느끼는 감정은 긍정적이었다"며 "작년에는 산입범위가 확대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이마트노조 박상순 부위원장은 "노조가 있는 곳은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꼼수'의 피해를 덜 볼 수 있었지만, 노조가 없는 협력업체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하나도 인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용자 대표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호소했다.
신상우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대표는 "지금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이라는 말도 많이 하는데 (과거에는) 한 자릿수 상승은 버틸 여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여력도 없는 상태"라며 "2∼3%만 더 올려도 700만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사약을 내리는 것과 같다"고 토로했다.
신 대표는 "(임금과 관련한) 고소·고발이 일상화하다 보니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15시간 이상 노동자를 고용할 경우 범죄자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며 "(최저임금보다) 주휴수당이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근재 서초구 소상공인협회 부회장은 "소상공인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반복되면 작년과 같이 분노와 저항으로 나갈 것"이라며 "취약 업종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동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위원장을 선출하고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최저임금위는 과거 최저임금 심의 기간 노동자, 사용자 등과 비공개 간담회는 했지만, 공청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여론을 최대한 반영함으로써 최저임금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공청회를 시작으로 10일 광주, 14일 대구에서 공청회를 열어 최저임금에 관한 의견수렴을 할 예정이다.
ljglor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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