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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할인 부담 두고 정부·한전 '다른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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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할인 부담 두고 정부·한전 '다른 목소리'
산업부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한전 "추가부담 우려"
"냉방비 불안 해소 목적…소비자 의견 듣고 TF서 추천안 결정"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전기요금 인하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누가 질지를 두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015760]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산업통상자원부 박찬기 전력시장과장은 3일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전문가 토론회'에서 "한전이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부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전 권기보 영업본부장은 "재무환경과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부담을 지는 것에 대해 (이사진이)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고 난감해했다.
이날 토론회는 '전기요금 누진제 민관 태스크포스(TF)'가 마련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3가지를 공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TF는 여름철 누진구간 확장안(1안), 여름철 누진단계 축소안(2안), 누진제 폐지안(3안)을 내놓았다.
각 안의 할인 추정액은 2018년 기준 1안 2천874억원, 2안 1천911억원, 3안 2천985억원이다.
다음은 전기요금 누진제와 관련한 박찬기 과장, 권기보 본부장 그리고 TF 위원장인 박종배 건국대 교수와의 일문일답.


-- 전기요금 개편에 따른 할인 부담을 누가 지게 되는지.
▲ (권기보) 개편안 자체는 국민 부담을 경감하지만 한전 영업이익에는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이다. 재무환경과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부담을 지는 것에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정부 재정이나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하는 게 보다 합리적이라고 본다.
(박찬기) 소요 재원은 일단 한전이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서 부담할 예정이다. 정부도 국민의 냉방부담을 완화하는 차원이라 기금의 일부를 소요 재원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 예산은 국회 심의를 거쳐서 확정될 것이다.
-- 지난해도 전기요금 일시 완화를 하면서 한전이 3천억원을 부담하고 보전받지 못했는데.
▲ (박찬기) 당시 정부에서 예산 신청을 했으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반영이 되지 않은 것이다. 또 지난해는 특례로 한 번만 했는데 이번에는 한전에서 약관을 개정해야 한다. 한전 요금표가 바뀌는 일인 만큼 관계부처와 협의,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할 것이다.
-- 정부가 재정지원을 하려면 국회 의결이 필요하지 않나.
▲ (박찬기) 재정지원은 과정이 있다. 정부가 편성하고 국회가 심의한다. 다만 지난해와 다르게 제도화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관계부처와 예산 편성할 때도 설명하고 국회 심의할 때도 설명할 것이다.
(권기보)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지만 한전은 뉴욕증시에 상장된 주식회사라 주주의 이익도 대변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영환경이 좋으면 양해될 수가 있지만, 이사회 이사는 한전이 추가부담을 지는 데 부정적이고 반대하고 있다.
--이번 안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건가, 누진제 완화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인가.
▲ (권기보) 누진제를 개편한다는 건 인하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전에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 한전은 정부의 재정지원이 없으면 3가지 안을 다 받아들이기 어렵나. 정부와의 부담률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나.
▲ (권기보) 대안별로 추가부담 금액이 다르고 실제 여름철 사용량에 따라 가중되는 부담에 차이가 있다. 많이 쓰면 부담이 더 늘고 적게 쓰면 주는 식이다. 부담률의 마지노선은 정하지 않았다.
-- 한전의 올해 2분기 재무 전망은.
▲ (권기보) 2분기가 1분기보다 개선될 신호는 특별하게 없다. 유가는 계속 등락하고 예상보다 연료비가 높아서 2분기에도 재무상황은 안 좋을 것으로 본다.
-- 구간별 금액은 전혀 논의가 안 된 거 같은데.
▲ (박종배) 많은 대안을 펼쳐 놓고 줄여가는 과정을 2∼4개월간 했다. 장기적인 에너지산업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는 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번 개편 후 상당히 오랜 기간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요금 수준, 구간 수준을 논의해야 한다. 스마트미터를 포함한 정보기술(IT) 기기가 보급되면 혁신적인 요금 구조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 전기사용량 많은 가구일수록 많은 혜택 받는 구조라 '부자 감세' 성격이 아닌가.
▲ (박종배)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한 이슈다. 어떤 형태의 누진제 완화안도 같은 질문이 나온다. 소비자 사용패턴을 분석해보니 8월 중 확연하게 3단계에 속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10가구 중 네 가구가 3단계에 집중된다. 소득이나 가구 구성과는 별개로 여름 사용패턴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다. TF에서는 여름철 전기요금 불안감을 해소해야겠다는 생각으로 3가지 안을 도출했다.
-- 누진제 개편하면 전력수급에는 문제없나.
▲ (박종배) 전체적인 전력계통 피크는 오후 2∼5시로 이전하고 있지만, 주택용 전력수요는 저녁에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직접적인 공급 안정성이나 피크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적다. 지난해도 공급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
-- 산업용 경부하 요금(심야의 싼 요금) 개편 일정은.
▲ (박찬기) 산업용은 업계 의견이 많아서 조금 더 들어보는 과정에 있다. 다음 기회에 다시 말하겠다.
-- 계시별 요금제 도입 시기는.
▲ (박찬기) 계시별 요금제는 물리적 인프라인 스마트미터가 보급돼야 한다. 한전이 계획을 수립해서 하고 있는데 우리도 면밀하게 확인하겠다. 올해 중 시범사업을 시행하려고 한다.
-- 어떤 안이 가장 유력한가.
▲ (박종배) 세가지 안을 똑같이 보고 있다. 소비자의 소리를 더 들어보고 종합해서 추천하겠다.


e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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