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7경기 만에 첫 골 조영욱 "이제 발 뻗고 자야죠"
"2경기 더 이기면 4강…일본과 16강전 반드시 이긴다"
U-20 월드컵 7경기 소화, 한국 선수 역대 '최다출전 타이'
(티히[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모두가 도와준 득점입니다. 이제야 발 뻗고 잘 수 있겠네요."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축구대표팀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두 번째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치르는 조영욱(20·서울)이 7경기 만에 마수걸이 득점포를 쏘아 올리며 가슴 속에 응어리진 '골 부담감'을 씻어냈다.
조영욱은 1일(한국시간) 폴란드 티히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F조 3차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서던 후반 12분 결승골을 뽑아내 대표팀의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아르헨티나를 꺾은 한국은 2승 1패를 기록하며 조 2위로 16강에 올라 한국시간으로 5일 오전 0시 30분 루블린 경기장에서 '숙적' 일본과 16강전을 벌인다.
아르헨티나 득점은 조영욱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조영욱은 2017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U-20 월드컵 때 18살 막내로 출전해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까지 소화하며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득점이 없었던 게 '옥에 티'였다. 기니와 조별리그 때 골맛을 봤지만 비디오 판독(VAR)으로 무효처리됐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도 조별리그 2골과 결승전 1골 등 3골을 터트렸다. 비록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패해 준우승했지만 한국이 2019 FIFA U-20 월드컵 출전권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정정용 감독은 이번 U-20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어릴 때부터 지켜봐 온 조영욱에게 두 번째 월드컵 출전기회를 줬다.
최전방 공격수로 기대를 한 몸에 모았지만 조영욱은 조별리그 1, 2차전까지 무득점에 그쳤고, 부담감은 커졌다.
마침내 조영욱은 아르헨티나전에서 후반 12분 정호진(고려대)의 크로스를 받아 골지역 왼쪽에서 결승골을 꽂았다.
U-20 월드컵 7경기 째 만에 터진 조영욱의 첫 득점포였다.
임무를 완수한 조영욱은 후반 17분 엄원상(광주)과 교체돼 코칭스태프와 동료의 박수를 받으며 벤치로 돌아왔다.
조영욱은 아르헨티나전 출전으로 고(故) 조진호 감독(1991년·1993년)과 김진규 오산고 코치(2003년·2005년)와 함께 역대 한국 선수 U-20 월드컵 최다출전 기록 타이를 이뤘다. 일본과 16강전에 나서면 역대 최다출전 기록을 새로 세운다.
조영욱은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발 뻗고 잘 수 있겠다"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가족과 팬들이 새벽부터 응원해주시고, 코칭스태프가 저를 믿어주시고 '괜찮다'고 다독여주셔서 넣은 골이다. 절대 내가 잘한 게 아니라 모두가 도와준 골"이라며 감격스러운 속내를 드러냈다.
조영욱은 "2차전이 끝나고 사실 마음을 많이 내려놨다. 내 역할만 하자는 생각을 했다"라며 "그래서 전반 24분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막혔을 때도 아쉬운 생각이 크지 않았다. 전에는 슛 기회를 놓친 게 자꾸 생각났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2년 전 VAR 판정으로 골이 취소됐던 기억에 대해선 "이번에 득점을 하게 되면 '주워 먹는 골'을 넣고 싶지 않았다. 보시는 분들도 시원하게 넣고 싶었는데 그렇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조영욱은 일본과 16강전을 앞두고 '필승'을 다짐했다.
그는 "일본도 상승세를 탔지만 우리도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았다. 이제 공격수들도 골을 넣고 이강인(발렌시아)도 공격포인트를 따냈다. 우리는 더 강해지고 있다"라며 "일본전에서는 죽어라 뛰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 한일전인 만큼 반드시 이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영욱은 "16강전을 뛰면 내가 한국에서 U-20 월드컵 경기를 가장 많이 뛰는 선수가 된다고 한다"라며 "이제 2경기만 이기면 목표로 내세운 4강이다. 이제부터 매 경기를 결승이라고 생각하고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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