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中제품에 국내업체 고사·무역제재 야기"…부산시에 검토철회 촉구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최근 중국 스테인리스강 제조업체인 칭산(靑山)철강그룹이 대규모 냉연공장의 국내 신설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부산시에 제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강력히 반발했다.
한국철강협회는 30일 이와 관련해 자료를 내고 "칭산철강의 국내 진출은 국제 무역규제로 인한 열연제품 판로 축소에 대응한 우회수출 거점과 신규 판매처 확보 의도로 파악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중국 칭산철강은 국내 길산그룹과 50대 50 합작으로 부산 미음산단에 스테인리스 냉간압연공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 준공할 예정으로 투자 의향서를 받은 부산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산 50만t으로 예상된다.
철강협회는 "칭산철강의 한국 내 생산 거점 마련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업계는 고사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공급 과잉 상태인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업계에 칭산철강이 저가 열연 사용 및 외국인투자기업 세제혜택을 무기로 냉연제품을 대량 판매할 경우 국내 수요 전체를 잠식하는 시장 교란 사태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인도네시아산 소재를 가공한 칭산철강의 냉연 제품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수출될 경우 한국은 중국의 우회 수출처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물론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 무역제재 확대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철강협회는 우려했다.
철강협회는 "특히 주요 20개국(G-20)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철강위원회에서는 글로벌 공급과잉 설비를 부추기는 해외투자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관련사항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신규 투자유치에 따른 고용창출(500명)보다 기존 국내 동종업계(총 고용인원 약 5천명) 가동 중단에 따른 대규모 실직 타격이 커 국가경제 모든 면에서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것이다.
스테인리스 업계는 자동차 및 전자 등 국내 핵심 수출산업에 필수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경쟁 업체가 지배자적 위치를 차지할 경우 한국 제조업의 안정적 발전에 위협요소로 대두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철강협회는 설명했다.
철강협회는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업체가 고사하면 수소경제의 핵심분야인 수소자동차 연료전지용 첨단 스테인리스강 소재 개발 등 미래산업 경쟁력 약화도 불가피하다"며 "부산시에 칭산철강의 부산공장 투자건 검토 백지화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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